윤석열 전 대통령. /뉴스1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4일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이승철)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특검 측은 “국헌 문란의 범행을 저지르고도 사과나 반성이 없어 원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징역 5년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심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원심 형은 책임 범위를 초과한 중형”이라며 형이 과중하다고 맞섰다.
이 재판은 국무위원 계엄 심의권 침해(직권남용), 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폐기 승인(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외신 허위 공보 지시(직권남용),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직권남용 교사), 공수처 체포 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크게 다섯 가지 혐의를 다룬다.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네 가지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다만 외신 허위 공보 지시 혐의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 측은 항소 이유로 1심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은 국헌 문란의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이를 전면 부인하며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어떠한 사과 메시지조차 내놓은 적이 없고, 오히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부정하거나 경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형량은 지나치게 가볍다고 했다.
특검 측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혐의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외신에 허위 공보를 지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에게 거짓 정보를 유포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국가 조직의 신뢰를 훼손하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또 계엄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혐의에 대해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회의가 종료돼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이 침해됐다”며 “물리적으로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을 조성해 심의권을 박탈한 것은 헌법 파괴적 국헌 문란 행위의 시작점”이라고 했다.
허위 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언제든 행사할 수 있는 상태로 공문서를 보관·비치한 것은 공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침해할 위험을 발생시킨 것으로 행사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한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문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 임무 종사 사건 1심 판결문을 추가 증거로 신청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1심 판결에 대해 “명백한 위법 판결로 항소심에서 반드시 파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국무위원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헌법상 기관으로 대통령의 결정을 보완하는 지위에 있다”며 “대통령에 대립하는 독립적 권리 주체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국무회의는 필요에 의해 그때그때 소집할 수 있는 것이어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체포 영장과 수색 영장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혐의를 반박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와 관련해 “통상 국무회의처럼 진행되면 비상계엄 선포가 알려져 국민 동요가 생길 수 있고 치안 수요가 있을 수 있어 병력 투입 최소화를 원했기 때문에 통상적인 국무회의처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경호처장 입장에서 수색 영장도 받지 않고 경호 구역에 무단으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나가라고 해야지, 수색 영장을 승낙해 준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경호 구역에 허락 없이 들어왔으면 일단 물러나라고 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를 특수공무집행방해로 보는 것은, 제가 법률 지식이 많지는 않지만 재판을 하면서도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두 번째 공판을 열고 이진하 전 대통령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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