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깨진유리창 이론' 벤치마킹
기본질서 바로세워 안전체감 높여
환승역·유흥가 성범죄·절도 잦아
사복경찰·순찰 강화로 예방 총력
김경운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장.사진=최승한 기자 |
서울 시민들에게 이제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생활공간이다. 환승 통로에는 상가가 들어섰고, 역사 안에는 쉼터와 문화공간이 생기면서 일상을 함께하는 터전이 됐다. 반면 노출 빈도가 늘어난 만큼 지하철 내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4일 김경운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장(총경·사진)은 "치안의 중요성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서울 지하철 1~9호선과 우이신설선, 신림선을 관할한다. 환승역을 포함한 411개 역에서 범죄 예방과 112 신고 대응, 성범죄·절도·점유이탈물횡령 등 사건을 담당한다. 김 대장은 "지상에서 경찰서가 지역 치안을 맡듯, 지하철경찰대는 지하 공간 치안을 맡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최근 가장 강조하는 정책은 '기본질서 리디자인'이다. 미국 뉴욕이 지하철 낙서와 무임승차 등 경미한 질서 위반부터 단속하며 치안을 회복했던 '깨진 유리창 이론'을 참고한 정책이다. 김 대장은 "지하철에서도 음주소란이나 불법 행상, 전단 부착 같은 무질서가 발생한다"며 "경미한 질서 위반부터 바로잡아 체감안전도를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범죄는 성범죄, 절도, 점유이탈물횡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체적으로는 2023년 3546건에서 2024년 2956건, 올해 2667건 등 해마다 줄고 있다.
그러나 성범죄는 같은 기간 1230건에서 956건, 올해 1015건으로 1000건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성범죄의 경우 신고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범죄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장은 "피해자들이 두려움이나 수치심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래서 사복 형사를 배치해 잠복 검거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승역이나 유흥가 인접역에서도 범죄가 상대적으로 자주 발생한다. 유동인구가 많을수록 익명성이 강해지고, 환승역은 구조가 복잡해 도주가 쉽기 때문이라고 김 대장은 풀이했다. 따라서 김 대장은 이런 취약 지역에 순찰 인원과 시간을 늘리는 등 더욱 신경을 쓴다.
CCTV 확대와 경찰 순찰 강화 등으로 재산범죄는 감소했으나 취객을 노린 이른바 '부축빼기' 같은 범죄는 근절되지 않았다. 김 대장은 이를 감안해 심야시간대 전동차 내부를 보다 자주 살펴볼 수 있도록 근무를 배치하고 있다.
김 대장이 인터뷰에서 특히 강조한 범죄는 '점유이탈물횡령'이다. 그는 "남이 잃어버린 물건을 가져가는 것도 절도와 같은 범죄"라며 "습득한 물건은 경찰이나 교통공사에 전달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공동체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범죄는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김 대장은 협조를 구했다. 김 대장에 따르면 실제 만원 전동차에서는 CCTV로 범행 장면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로 인해 가장 가까이서 상황을 본 시민의 신고와 진술이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피해자가 당황해 대응하지 못할 때 옆에 있는 시민이 신고하거나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경찰 수사에 큰 도움이 된다.
김 대장은 "지하철 치안은 경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본질서를 지키고 범죄를 목격했을 때 신고하는 시민의 참여가 늘어날수록 범죄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지하철이 시민 모두에게 안전한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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