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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기의 ‘SOS생명의전화’… 콜센터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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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한강 다리서 2395명 살려
운영주체, 비영리단체서 기업 변경
“생명 안전망 업체 손에 맡겨” 우려
지난 15년간 한강 교량 위에서 투신 위기자 2395명의 목숨을 구한 ‘SOS생명의전화’ 위탁운영 주체가 비영리단체에서 대기업 계열 콜센터로 교체됐다. 자살 예방 민간단체 자원봉사자들이 교대로 지키던 24시간 상담 체계를 콜센터 상담사가 담당하게 된 것이다. 생명의 안전망이 기업의 손에 맡겨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생명의전화와의 SOS생명의전화 위탁운영 계약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콜센터 전문업체 효성ITX를 새 운영사로 선정했다. 양 기관은 2011년부터 15년간 위탁 계약을 이어왔었다.

세계일보

서울 한강북단 하류 ‘SOS 생명의 전화’ 모습. 유희태 기자


결별 경위를 두고는 양측 주장이 엇갈린다. 재단 측은 사업 확대 과정에서 빚어진 이견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오는 5월 서울숲 등 도심에 위기상담 전화를 설치하는 ‘도심형 마음의 전화’ 사업 출범을 앞두고 상담 센터 확장과 이전, 교량 원격관제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생명의전화 측이 상담실 외부 이전 시 있을 환경변화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사업 종료 요청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생명의전화 측 설명은 조금 다르다. 생명의전화 관계자는 “단순한 도급이 아닌 파트너십으로 사업을 운영해왔으나, 재단 측의 일방적인 계약 조건 변경과 협의 방식 등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었다. 사업의 철학과 상담의 질, 안전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먼저 종료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형 마음의 전화와 관련해서는 “운영 요청이나 협의가 진행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일축했다.

파열음 속에서도 양측은 생명 구조라는 본질은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명의전화 관계자는 “본 사안이 소모적인 갈등이나 논란의 시발점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며 “시민과 함께해 온 이 사업이 운영 주체의 변경 이후에도 공공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며 ‘오직 생명을 구한다’는 본연의 가치를 잃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재단 관계자도 “그간 중단되지 않고 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해 왔다는 것은 모두가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이라며 “재단은 자살 예방과 관련해 오랫동안 진정성 있게 사업을 해온 만큼 그 본의가 의심받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SOS생명의전화는 재단의 자살 예방 사업 중 하나로 한강 교량 20곳에 전화기 75대를 설치해 24시간 자살 위기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병욱·배주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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