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4일 발간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 표지. 한국해양진흥공사 제공 |
세계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중동 무력 충돌로 봉쇄 위기에 직면하자 주요 노선 운임이 3배 상승하고, 물동량이 8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확대가 유조선 운임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지난 2월 13일과 비교해 약 3.3배 상승했다.
지정학적 위험을 피해 대체 선적지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심화한 데다 우회 운항에 따라 운송 거리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운수 효율을 나타내는 ‘톤 마일’ 수치가 상승해 운임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해진 공은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이달 2일 기준으로 평시 대비 약 80% 감소했다. 원유선을 중심으로 한 통항 선박 감소와 전쟁 보험료 제한 및 취소 확대, 보험료 급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진공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이 한 달간 지속되면 글로벌 기준 원유 도입분 약 300항차,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분 약 100항차 수준의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원유 약 40항차, LNG 약 8항차의 도입 차질을 예상했다. 1항차는 선박이 한 번 화물을 실어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운송을 완료한 횟수를 말한다.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진다. 보고서에서 인용한 해운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의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에 약 340만 TEU 규모의 선복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세계 컨테이너 선복의 약 10% 수준이다. 통항 제한이 장기화하면 단기적으로 선복 및 컨테이너 장비 부족, 아시아 주요 항만 혼잡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지난 2일 하루 동안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 7월물 아시아·북유럽 항로 운임선물 가격은 약 15%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주간 단위로 발표해 아직 이번 사태의 영향이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운임 상승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과 세계 에너지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 LNG 교역량의 약 20%가 이 구간을 경유한다. 특히, 국내 원유 도입의 70%가량이 중동 항로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동 정세와 해상 운임 동향을 자세히 점검하고, 해상 공급망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해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산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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