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민주노총 경계 넘어
구조조정·설비 재편 속 긴장 고조
자동화 도입까지 갈등 확산 조짐
포스코 포항제철소. |
국내 철강업계 양대 노조가 손을 맞잡았다. 포스코 노조와 현대제철 노조 포항지회가 철강산업 경쟁력 확보와 노동자 고용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연대하기로 했다.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도 임박해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와 현대제철 노조 포항지회는 지난달 24일 간담회를 열고 정책 협력과 연대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임금·복리후생 개선을 넘어 △철강산업 보호 △철강 노동자의 고용안정 확보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제철 포항지회는 현대제철의 인천·포항·순천·당진·당진하이스코 5개 지회 중 하나다.
이번 연대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라는 양대 노총의 경계를 넘어, 국내 철강 일관밀 업체 두 곳 노조가 공동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현대제철 포항지회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에 각각 속해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노조는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책 공조와 대외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공동 기자회견은 이달 둘째 주 또는 셋째 주 국회소통관에서 열릴 전망이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아직 조율 중이지만 탄소배출권과 전기요금 문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자동화와 로봇 도입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 포스코 그룹은 지난달 제철소 철강제품 물류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페르소나 AI와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현장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당진 특수강 공장에 태깅 로봇을 도입해 출하 공정을 자동화하는 등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때문에 두 철강 노조들이 한 목소리로 이같은 기술 도입이 인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제조업 전반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논의되면서 노동조합이 고용 대체 가능성을 문제 삼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그간 구조조정에 따른 설비 재배치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으로 생산 일정 조정에 차질을 겪어 왔다. 앞으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는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소 2선재공장의 일부 인력 재배치를 진행했다. 지난 2024년에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이 45년 9개월만의 가동을 마치고 셧다운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포항1공장의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을 철근 전용 설비로 전환하고 특수강 봉강 생산은 충남 당진제철소로 이관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 추진에 나섰고, 같은해 6월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투데이/정진용 기자 (jj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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