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마닐라에서 인권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은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를 접견하고 있다./연합뉴스 |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변호사 시절 인연을 맺었던 필리핀 노동자와 30여 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마닐라에서 과거 산업재해 사건을 함께 겪었던 필리핀 노동자 아리엘 갈락 씨와 접견했다. 1992년 갈락 씨는 당시 한국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한쪽 팔을 잃었다. 큰 부상을 입었지만,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필리핀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 사건을 맡아 약 1년 동안 재심 절차를 진행했고, 결국 산업재해 요양 인정과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갈락 씨는 이날 “이렇게 알아봐 주시고 다시 뵐 수 있어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사고를 당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변호사로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는 산업재해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강제로 출국되는 일이 흔하던 시절이었다”며 “갈락 씨 사건 이후 정부 제도가 바뀌어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도 치료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억울했을 텐데도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노동자로 많이 나가 일한다”며 “어떤 나라에서 일하든 모두 똑같은 권리와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 이 대통령의 말에 갈락 씨는 해외 노동을 준비하는 이웃들에게 경험을 나누고 조언을 해주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갈락 씨와 동행한 딸이 관세사로 일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잘 키우셨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김혜경 여사도 함께했다. 김 여사는 미리 준비한 수박 주스를 갈락 씨에게 권하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을 갈락 씨에게 선물하며 당시 이야기가 책에 수록돼 있다고 소개했고, 두 사람은 기념 촬영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에는 ‘갈락에게 보상금을 송금한 저녁, 사무실 식구들과 파티 아닌 파티를 열었다. 갈락에게 그 돈이 사과나 위로가 될까 싶었다. 기쁘기보다 그날따라 내 굽은 팔은 더 많이 아팠고 술은 더 많이 마셨던 것 같다’고 적었다.
[마닐라=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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