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은 지난 1월 5일 누적 3000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988년 3월 국내 최초 간이식에 성공한 이후 38년 만의 성과다.
간이식은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사실상 유일한 근치적 치료다. 살아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과 사망자의 간을 기증받는 ‘사후 간이식’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뇌사 장기 기증이 충분하지 않아 생체 간이식 비중이 월등히 높다. 기본적으로 기증자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데, 환자 고령화와 진행성 간세포암 증가로 인해 수술 난이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수술 자체 뿐 아니라 수술 전후 정밀 평가부터 면역억제 관리, 합병증 대응, 장기 추적 관리까지 전 과정을 책임져야 하는 대표적 고난도 의료 분야다.
실제 최근 10년간 서울대병원에서 시행된 간이식의 50%는 간세포암을 동반한 간경화 환자였고, 그 중 약 15~20%는 진행성 간세포암이었다. 혈액형이 서로 다른 수혜자와 기증자 사이에 간을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이식 비중도 20~25%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재간이식은 전체의 약 7%를 차지했다. 이 수치에는 타 의료기관에서 기존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재수술 사례도 포함된다. 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시행되는 전체 소아 간이식의 18.8%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고위험 환자 비중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치료 성적을 유지 중이다. 간세포암 환자의 간이식 후 1년 생존율은 92%였다. 간경화 환자의 장기 추적 결과 10년 생존율은 약 80% 수준이다.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률은 초기 1000례에서 95.1%였으며 최근 1000례에서는 98.1%까지 향상됐다.
서울대병원 측은 “축적된 임상 경험과 외과·소화기내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중환자의학과가 참여하는 표준화된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결합돼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서울대병원은 간이식 수술 전 평가와 수술 후 관리가 일관되게 이뤄진다. 면역억제 조절과 합병증 대응, 장기 추적 관리도 표준화된 프로토콜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최소침습 간이식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어왔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7년 단일기관으로는 전 세계 최초로 순수 복강경 공여자 간절제술 100례를 달성했고 이후 300례까지 확대했다. 2021년엔 세계 최초로 최소침습 생체 간이식 수혜자 수술을 시행했다. 현재는 모든 생체 간이식 공여자 수술을 100% 복강경으로 시행하고 있다. 절개 범위를 줄이는 복강경 방식은 수술 후 통증과 회복 부담을 낮출 수 있어, 기증자의 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광웅 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이식 3000례 달성은 단순한 수술 건수를 넘어 고난도·중증 간질환 환자를 지속해서 치료해 온 서울대병원의 진료 체계가 축적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최소침습 간이식 수술을 고도화하고 공여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치료 체계를 발전시켜 간이식 분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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