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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칼 모두 쥔 ‘하메네이 문지기’…시위대 강경진압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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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도자로 선출된 차남 모즈타바
성직자로 지내다 부친 권력잡자 눈-귀 역할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와 긴밀 협력
비밀 국영기업도 운영 막대한 부 쌓아
자산 수천억원 두바이로 빼돌린 의혹도
동아일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테헤란(이란)=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됐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3일(현지 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이란 반정부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이날 이란 전문가회의는 차기 지도자로 모즈타바를 선출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는 헌법에 따라 국민이 선출한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회의에서 선출된다.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이 회의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는 사람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번 회의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압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이란의 종교 중심지인 콤의 신학교에서 시아파 신학을 가르치는 중견 성직자다. 그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강경 보수 진영에 속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타임지(TIME)에 따르면 그는 공식적으로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이 없고 공개 석상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영국 가디언도 그를 하메네이의 ‘문지기(gatekeeper)’로 평가했다.

당초 모즈타바는 차기 지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진 않았다. 권력 세습은 군주제를 무너뜨리고 공화제를 택한 이슬람 혁명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모즈타바 하메네이. 엑스(X·옛 트위터) 캡처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의 4남 2녀 중 차남이다. 1969년 부친의 고향이자 시아파 성지로 유명한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페르시아 군주제가 무너진 뒤 테헤란으로 이주했다. 이후 정치 엘리트 양성기관 ‘알라비’ 등에서 교육받았다. 이란-이라크 전쟁 막바지였던 1987∼1988년에는 최전선에서 복무했다.

혁명을 주도한 루홀라 호메이니 최고 지도자의 생전에 모즈타바는 콤에서 성직자 교육을 받고 평범한 성직자로 생활했다. 1989년 호메이니가 사망하고 부친이 권력을 잡자, 아버지의 눈과 귀 역할을 시작했다.

미국은 2019년 모즈타바가 아버지를 대신해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와 긴밀히 협력했다며 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모즈타바가 사실상 최고 지도자를 대변한다고 평가했다. 바시즈는 2009년 대통령 부정선거 논란으로 발발한 반정부 시위, 2022년 히잡 의문사로 발발한 반정부 시위 등을 탄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의 자금줄로 꼽히던 비밀 국영기업 ‘세타드’ 운영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 일가는 이슬람 혁명 과정에서 몰수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세타드를 관장하며,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자산은 지난해 말 심각해진 경제난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발하자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월 16일 이스라엘 N14방송은 “최근 48시간 동안 모즈타바 혼자서만 3억2800만 달러(약 4856억 원)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빼돌렸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 지도부는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훗날을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달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모즈타바가 ‘투자 제국’을 운영한다면서 1억 달러(약 1480억 원)가 넘는 스위스 은행 계좌와 영국 고급 부동산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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