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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발작, 성장 지연” 난치성 소아 뇌전증…새 치료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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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ST-화학연, 신규 기전 신약 후보물질 개발
- 동물모델서 발작 억제 효과·초기 안전성 확인
헤럴드경제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연구진. 김동건(왼쪽부터) GIST 박사과정생, 황규석, 김기영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안진희 GIST 교수.[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생후 1년 이내 발병하는 희귀 소아 뇌전증으로, 반복적인 경련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드라베 증후군(SMEI)’의 새 치료제 개발 단초가 마련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화학과 안진희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원 배명애·김기영 박사 공동 연구팀이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저분자 신약 후보 물질 ‘GM-91466’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SCN1A 유전자는 뇌 신경세포에서 신경 신호의 흐름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로, 신경 신호가 정상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흥분해 반복적인 발작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질환이 드라베 증후군이다.

드라베 증후군은 생후 1년 이내 고열을 동반한 발작으로 시작해, 성장 과정에서 반복적인 경련과 발달 지연을 겪게 되는 심각한 희귀 신경질환이다. 1978년 이 질환을 처음 체계적으로 보고한 프랑스 소아신경과 의사 샬럿 드라베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 대부분은 다른 질환에 쓰이던 약물을 사용하는 방식이어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작용 우려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질환의 원인 유전자 이상을 실제와 가깝게 구현한 동물 모델을 활용해 신약 후보를 탐색했다.

먼저 SCN1A 유전자 기능 이상을 재현한 작은 물고기(제브라피시) 질환 모델을 제작해 다양한 화합물의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GM-91466’은 발작과 관련된 이상 행동을 강하게 억제하면서도 정상 개체의 움직임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SCN1A 유전자 기능이 일부 감소된 생쥐 모델 실험에서도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크게 줄이고, 발작이 시작되는 시점을 늦추는 등 기존의 약물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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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드라베 증후군 후보물질의 설계도.[GIST 제공]



연구팀은 ‘GM-91466’의 작용 원리도 규명했다.

이 물질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을 만드는 효소인 ‘트립토판 수산화효소’의 발현을 증가시켰으며, 그 결과 세로토닌 농도가 실제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로토닌은 기분, 수면, 통증 조절뿐 아니라 신경세포 간 신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드라베 증후군처럼 신경 회로가 과도하게 흥분하는 질환에서는 이러한 균형 회복이 특히 중요하다.

기존 일부 약물이 세로토닌 수용체를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었다면, ‘GM-91466’은 세로토닌 생성 자체를 늘려 몸의 자연스러운 조절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는 부작용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또한 ‘GM-91466’은 체내에 투여했을 때 혈액을 통해 뇌까지 효과적으로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먹는 약(경구 투여) 형태로도 안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앞서 진행하는 전임상 안전성 평가(심장 독성, 유전독성, 단기 반복 투여 독성)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관찰되지 않아 향후 임상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안진희 교수는 “‘GM-91466’은 드라베 증후군의 근본 원인인 SCN1A 유전자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신경 회로의 과흥분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저분자 후보물질”이라며 “세로토닌 생성 효소를 늘려 뇌 신경 신호의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기존 약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작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약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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