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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와중에 소환된 처칠… 트럼프 “어리석은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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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비협조적인 스타머 겨냥
“지금 영국엔 윈스턴 처칠 없어”
미국의 이란 공습 와중에 느닷없이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가 백악관으로 소환됐다.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확고한 미·영 동맹을 성사시켜 이를 토대로 나치 독일을 무찌른 인물이다. 덕분에 오늘날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영 양국의 특수 관계와 우정을 상징하는 존재로 통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지난 2월28일 개시한 이란 공습을 대하는 유럽 동맹국들의 태도를 화제로 올렸다. “독일은 훌륭했다”고 평가한 트럼프는 영국에 대해선 “만족스럽지 않다”고 깎아내렸다.

세계일보

2차대전 당시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의 우정을 바탕으로 미·영 동맹의 기틀을 다졌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는 첫 공습 단행 직전 인도양의 옛 영국령 차고스 제도(諸島) 디에고가르시아 그리고 잉글랜드 페어퍼드 두 곳의 공군 기지를 미군이 사용하게 해달라는 트럼프의 요청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거절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는 엄청난 실망감과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스타머는 하루 만에 미군이 두 기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나, 단단히 화가 난 트럼프의 기분은 아직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영국에) 매우 놀라고 있다”며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고도 했다. 2차대전 당시 처칠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전우 못지않은 깊은 우정을 쌓았다. 심지어 처칠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자신의 방에 불쑥 들어온 루스벨트한테 알몸을 보여주며 “대영제국 총리는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숨기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결국 트럼프의 말은 처칠에 비해 미국을 상대하는 스타머의 태도는 한마디로 형편없다는 뜻인 셈이다.

영국이 애초 미군의 기지 사용 요구를 거절한 것에 대해 트럼프는 “어리석고 매우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일갈했다. 심지어 “(스타머 총리가) 미·영 관계를 망치고 있다”고까지 비난했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지난 2월28일 미군의 첫 이란 공습 직전 ‘영국 공군 기지를 이용하게 해달라’는 트럼프의 요청을 스타머가 거절한 일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게티이미지


트럼프의 이 같은 태도는 영국 정부와 언론의 반발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얼마 전에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해 영국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2001년 9·11 참사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 삼아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단행했고,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도 미국과 어깨를 겯고 참전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나토군은 최전선에 배치되지 않았으며 그 결과 희생도 거의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자 영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영국군 장병 457명이 전사했다”며 트럼프를 반박하고 나섰다. 찰스 3세 국왕이 직접 트럼프에게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는 사과하긴 했으나 이번에 또 처칠을 들어 영국 비하 발언을 한 셈이다. 일각에선 오는 4월로 예상되는 찰스 3세의 미국 국빈 방문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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