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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사주의 이런 광고… “우리 신문 아니어도 좋아, 어디든 구독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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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NYT 회장 겸 발행인
1분 짜리 음성 광고 등장… 언론 지원 호소
“독자적 취재 전념하는 어떤 조직이든 후원”
“AI로 절대 얻을 수 없는 사실·맥락 찾을 것”
조선일보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뉴욕타임스(NYT) 회장 겸 발행인이 지난 2023년 10월 방한 당시 서울대에서 '자유 언론에 대한 위협'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미국 최고 권위 신문인 뉴욕타임스(NYT)의 사주(社主)인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45) 회장 겸 발행인이 등장하는 광고가 미 언론에서 적지 않은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인이 보는 신문으로 디지털 전환에도 성공한 NYT는 지난해까지 12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며 언론계에서 보기 드물게 질주하고 있는데, 사주가 나서서 “NYT가 아니어도 좋으니 독자적인 취재에 전념하는 어떤 뉴스 조직이든 지원해달라”고 호소하는 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한때 NYT와 비견됐던 워싱턴포스트(WP)는 편집국 3분의 1이 잘려 나가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설즈버거는 자사 팟캐스트 등에 삽입된 1분짜리 음성 광고에서 “나는 뉴스 운영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지만 동시에 기자 출신으로 최근 몇 년간 우리 직업이 점점 위축되는 모습을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보통 이런 광고에서는 NYT 구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오늘은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어떤 기사 링크도 클릭하라고 부탁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독자 여러분께서 독자적인 취재에 전념하는 어떤 뉴스 조직이든 지원해 주시길 권한다”며 “전국지도 좋고, 특히 훌륭한 지역 신문들은 여러분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NYT를 후원한다면 그 돈을 활용해 기자들을 현장에 파견해 인공지능(AI)으로 절대 얻을 수 없는 사실과 맥락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설즈버거는 “실제 기자들이 직접 사실에 기반한 보도를 하는 진정한 뉴스 기관을 구독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미 구독을 하고 있다면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 특정 언론사 사주가 자사가 아닌 다른 매체 구독을 권유하고 이를 광고 형태로까지 내보내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언론계에서 대단히 드문 일이다. 여기에는 언론, 특히 지방 정치 권력을 감시하고 커뮤니티의 대소사를 전하는 지역 언론의 위축이 곧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설즈버거의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지역 언론이 인력 축소, 수익성 악화 속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지역 주민들이 소외되는 이른바 ‘뉴스 사막화’ 현상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창간 240년 된 신문인 ‘피츠버그 포스트’가 5월 폐간을 발표했다.

조선일보

지난달 6일 미국 워싱턴 DC의 워싱턴포스트(WP) 사옥 앞에서 노조원들이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설즈버거는 1896년 NYT를 인수한 아돌프 옥스의 4대 후손으로, 옥스·설즈버거 가문이 배출한 여섯 번째 회장 겸 발행인이다. 1980년생으로 브라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프로비던스 저널·오레고니언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2009년 뉴욕타임스에 합류해 주로 사회부 기자로 근무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략이 담긴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를 만든 팀을 이끌며 두각을 나타냈고, 부친 아서 옥스 설즈버거 주니어에 이어 2018년 발행인이 됐다. 취임 후 유료 구독 모델을 강화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설즈버거는 2023년 10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을 주제로 한 서울대 특별 강연에서 “거짓이 판치는 시대에 사실로 맞서 싸워야 한다”며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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