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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神話의 기원이 그리스와 중국? 주변과 항상 교류… 이분법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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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신화학’ 펴낸 정재서 교수
“신화 바탕 콘텐츠로 한류 이어가야”
조선일보

제3의 신화학을 펴낸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박성원 기자


바야흐로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에 신화학(神話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으로 인해 한국의 신화·전설 콘텐츠도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동양 신화학의 원류인 ‘산해경(山海經)’ 역주본을 국내 처음으로 냈고 지난 40여 년을 신화학에 매진한 정재서(74· 사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새 연구서 ‘제3의 신화학’(창비)을 펴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신화학자로서, 서구의 오리엔탈리즘(동양에 대한 부정적 관점)과 중국의 시노센트리즘(중화주의)이라는 이중의 억압을 벗어나 제3의 길을 걸어가려 했다”고 회고했다.

서구 신화학자들은 동양 신화에 대해 ‘창세(創世) 신화나 체계적인 신화가 없다’며 비판해 왔다. 그러나 동양 신화는 애초에 세계를 대립적으로 보거나 신과 인간을 분리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있는데도 이를 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판단해 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신화학은? 모든 문명의 시원(始原)이 중국에 있고 주변부는 속지(屬地)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으나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황하 문명보다 늦지 않은 시기에 존재했던 동북부의 홍산 문화와 양쯔강의 양저 문화 등이 확인됐고, 중국 내 소수민족과 이웃 민족의 신화는 중원의 신화와 대등한 가치를 지닌다는 다원주의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국 문명의 위업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 문화의 입장에서 읽는 새로운 시각을 더함으로써 다양한 해석과 공존의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결국 ‘제3의 길’을 걸어야 하는 한국의 신화학을 위해 정 교수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의 개념을 원용했다. ‘이원론(二元論)을 빠져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사이에 존재하기, 사이를 지나가기, 간주곡’이라는 것이다. 양대 신화학이 이룬 거대한 성취를 받아들이되, 중국과 한국 신화 모두 ‘동아시아 신화’를 구성하는 요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도록 신화학은 주변부 학문처럼 여겨져 왔으나, 20세기 ‘이성의 시대’를 탈피하고 ‘감성의 시대’가 되면서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케데헌’의 성공 요인엔 한류 위상이 높아진 것 외에도 이런 시대적 배경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류의 지속을 위해선 철저한 분석으로 흥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한국 문화의 심층과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추진해야 할 겁니다.”

[유석재 역사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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