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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82개 누락' 영원무역의 사법 리스크…2세 경영에 영향 끼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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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성기학 회장 검찰에 고발…소속회사 현황 누락
성래은 부회장 체제 굳히는 과정서 오너 리스크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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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왼쪽)을 검찰에 고발했다. 오른쪽은 성래은 부회장의 모습이다. /영원무역·더팩트 DB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글로벌 아웃도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 영원무역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적발로 사법 리스크에 휩싸였다. 국내에서 '노스페이스' 신화를 일군 성장 스토리와 달리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기 위해 82개 계열사를 누락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다. 혹여 계열사 누락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성래은 부회장을 중심으로 가속화되는 현 2세 경영 체제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그룹은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아웃도어·스포츠웨어 브랜드 등을 위탁 생산(OEM)하는 영원무역과 국내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영원아웃도어 등을 자회사로 둔 기업이다.

실적은 견조하다.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난해 매출 4조8948억원, 영업이익이 73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42.2% 오른 수치다. 영원아웃도어 역시 노스페이스가 국내 아웃도어 시장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해 연 매출 1조원을 웃돌고 있다.

이런 회사에 사법 리스크가 불거졌다. 공정위는 최근 창업주인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2021~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심사에 필요한 계열회사 현황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는 혐의다.

누락된 계열사는 △2021년 69개사 △2022년 74개사 △2023년 60개사 등 총 82개사로 자산 합계액만 3조24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행위 적발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이자 3년간 지정 자체를 회피한 최강 기간 사례로 기록됐다.

영원은 지난 200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 외형을 키워왔지만 공정위는 늦어도 2021년부터는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계열사 누락으로 2023년까지 지정에서 제외됐고, 2024년에야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는 물론 딸·남동생·조카 등이 소유한 회사까지 누락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는 주력 계열사와 거래 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영원무역 측은 "실무 착오가 있었던 사안"이라며 "고의적 은폐나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과오를 인지하고 바로 자진신고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원 공지를 통해 "누락된 회사는 영원과 교류 없는 동일인의 외가 보유 회사 18개, 계열회사 또는 비영리법인의 등기임원이 보유한 회사 총 40개 등 상당수가 동일인으로서도 그 경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운 사정이 있는 회사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성 회장은 지난 1974년 창업 이래 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이자,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계열회사 범위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간소화된 지정자료라는 형식을 악용해 계열회사를 누락한 행위는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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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학 영원아웃도어 회장이 지난 2022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노스페이스 국내 론칭 2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공정위의 고발 조치로 성기학 회장은 검찰 수사에 직면했다. 이 사법 리스크의 여파가 성 회장의 둘째 딸 성래은 부회장에게 미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영원무역그룹은 성 부회장을 중심으로 2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 부회장은 몇 년 사이 지주사 지분을 확대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런데 이 기간이 계열사 누락 기간과 겹친다. 성 부회장은 2023년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인 YMSA 지분 50.1%를 확보하며 그룹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회피 상태였던 탓에 지분 이전 등의 내용이 공시되지 않아 외부의 감시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서 계열사 누락의 고의성이 드러날 경우 향후 총수일가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구조가 더욱 촘촘한 감시망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승계 과정과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다시 엄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의 신뢰 역시 깨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재 그룹은 성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하기 위해 서울 번동 일대 건물 개발을 추진하며 부동산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성 부회장의 '부동산 개발업 추가' 안건을 가결했다. 이는 기존 임대 수익을 넘어 개발·운영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과 함께 성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

당시 영원무역 관계자는 "회사가 갖고 있는 부동산 자산 재고 등 자산가치가 증가해야 결국 회사가치, 주주 가치로로 이어지다 보니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부동산) 개발의 필요성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본업 경쟁력 회복 없이 외연 확장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검찰 고발 사태는 영원무역그룹이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지배구조와 내부 통제 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갖추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성래은 부회장이 자리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과 별개로 지배구조 리스크가 반복될 경우 기업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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