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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감독도 축구 선수도... 이란 교민 23명, 사선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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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만에 투르크메니스탄 대피
조선일보

이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3명이 주이란대사관과 현지에 급파되어 있던 외교부 신속대응팀 지원으로 3일 오후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외교부


미국, 이스라엘의 공습과 이란의 반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 등에 있던 우리 교민들이 육로를 이용해 인접국으로 대피했다고 외교부가 3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란에 체류하던 교민 23명은 2일 새벽(현지 시각) 수도 테헤란에서 출발해 인접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 3일 오후 도착했다. 주이란 한국 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 2대를 이용해 육로로 만 하루가 넘게 걸린 일정이었다. 교민들은 투르크메니스탄 국경 도착을 몇 시간 앞두고 경유지에서 1박을 한 뒤 3일 오전 다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 차량이 테헤란에서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테헤란 일대에 공습이 전개되기도 했고, 안개가 심해 속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한다. 이슬람교 단식 기간인 라마단이 겹치면서 낮 시간대에는 현지 식당이 대부분 운영을 하지 않아 식사 준비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한 교민들은 현지 한국 대사관과 외교부 본부에서 전날 파견된 신속 대응팀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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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3명이 주이란대사관에서 임차한 버스 2대에 나눠타고 3일(현지 시각) 인접국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무사히 대피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외교부는 교민들이 수도 아시가바트로 이동해 4일 한국 또는 제3국으로 개별 출국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피 일행 중에는 이란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이도희(58) 감독과 이란 프로축구에서 뛰는 이기제(35)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여자 배구 주축 세터로 활약한 이도희 감독은 지난해 6월 이란 여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체육관에 있던 이란 여자 배구 선수 2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일시 귀국을 결정했다.

지난 1월 14일 이란 페르시안 걸프 프로리그(1부) 소속 메스 라프산잔에 입단한 이기제 선수도 귀국할 전망이다. 메스 라프산잔은 지난 1일 알루미늄 아라크와 홈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정세 급변으로 경기가 전격 연기됐고, 향후 리그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교민 60여 명도 3일 오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을 출발해 오후 이집트에 도착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단체 관광객 등 단기 체류자 47명도 자체 이동해 같은 시각 국경에서 합류했다. 이들은 이집트 국경에서 수도 카이로로 이동한다.

일부가 대피하면서 현지에는 이란 30여 명, 이스라엘 500여 명의 교민이 남아 있다.

외교부는 또 바레인에서 교민 2명이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라크에서도 2명이 튀르키예에 대사관 지원을 받아 도착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차, 3차 대피 가능성에 대해 “우리 국민의 추가적 수요가 있으면 안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에 있는 한국 대사관 철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다른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교민·관광객의 철수 지원에도 착수했다. 현재 중동 지역 13국에는 우리 국민 2만1000여 명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 국민 대피가 필요한 경우 계획에 따라서 구체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이란 사태 관련 당정 간담회에서도 현지 교민 안전과 국내 에너지 수급이 중점 논의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을 중심으로 여행객을 포함한 (한국 국적의) 단기 체류자 4000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우선 긴급 조치가 필요한 여행객 등의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중동 상황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중동 전(全) 거점과 함께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며 교민 대피를 지원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에 중동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교민 철수 지원 요청이 있으면 군 자산을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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