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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 원작 풍부… 해외 진출 성패는 독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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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맨’ 英 진출 참여 극작가 제스로 컴튼
“한국 공연선 감정 직접 표현하지만
英선 배우가 울면 관객들은 안 울어”
세계일보

제스로 컴튼은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웨스트엔드에서 권위 있는 올리비에상까지 받은 영국에서 잘 나가는 극작가·연출가·프로듀서다. 국내에서 수년째 인기를 끌고 있는 연극 ‘벙커 트릴로지’, ‘카포네 트릴로지’ 등도 만들었다. K뮤지컬 ‘더 라스트맨’ 영국 진출에 참여한 컴튼이 지난달 23일 한국 언론과 만났다.

공연예술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대해 묻자 그는 “솔직히 연극은 런던이 더 잘한다”며 “연극에 관해서라면 웨스트엔드는 브로드웨이에서 영감을 찾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뮤지컬은 브로드웨이가 압도한다. 다만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만드는 건 엄청난 자본이 필요한 일이다. 그는 “런던에서 200만파운드(39억여원)로 만드는 공연이 뉴욕에서는 1500만~2000만달러(290억여원)가 된다”며 “브로드웨이의 리스크가 워낙 크다 보니 프로듀서와 투자자 모두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웨스트엔드에서 먼저 개발해 가능성을 타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컴튼이 프로듀서·연출은 물론 작가로까지 활동하게 된 것도 돈과 무관하지 않다. 영문학도로 대학교 재학 중 친구들과 소극단을 만들었다. 꽤 잘돼서 전업 연극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프로듀서로 런던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도무지 예산이 감당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일보

“당시에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작가와 연출을 따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그런데 예산이 도무지 맞질 않았어요. 이 일을 계속하려면 직접 쓰고 직접 연출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5월8일부터 6월6일까지 런던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 엘리펀트에서 공연 예정인 ‘더 라스트맨’은 좀비 바이러스 창궐로 문명이 붕괴한 시대에 서울 신림동 B-103 방공호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가 주인공이다. 2021년 대학로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이 영국 관객을 만나게 됐다. 컴튼은 신림동 정서를 그대로 가져가는 이 작품의 현지화를 도맡는 건 드라마터그(극작 및 각색 담당)다. 그는 “신림동이란 공간이 가진 ‘성공 신화’와 ‘사회적 압박’의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며, 이를 무대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현역 연출가로서 국내 관객도 오랫동안 만난 컴튼은 양국 차이점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설명했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행간’에 더 집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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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영국 관객들은 인물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토로할 때 오히려 불편해합니다. 슬픔의 표현도 마찬가지예요. 한국 공연을 보면 슬픈 장면에서 배우가 우는 것을 관객이 기대하는 느낌이 있는데, 영국에서는 배우가 울면 관객은 오히려 울지 않습니다. 슬픔이 차오르는데 꾹 참고 있을 때 그때 영국 관객이 눈물을 흘립니다.”

K뮤지컬의 가능성에 대해선 원작이 풍부하다는 점을 짚었다. 영·미에선 유명 소설이나 영화 등을 무대화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한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무에서부터 개발하고 관객이 이를 받아들여 성공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영·미권은)솔직히 말하면 게으른 방식으로 재탕하는 경우도 많아요.”

K뮤지컬 해외 진출의 성패도 ‘독창성’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고전 문학을 무대에서 보고 싶다면 저는 아마 영국의 전통적인 극단 작품을 기대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 온 작품이라면 한국적인 것, 한국 문학이나 한국의 철학이 담긴 콘텐츠를 보고 싶습니다.”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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