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전날 이란, 프랑스, 오만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왕 부장은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국제사회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저항해야 하며 이중잣대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강대국이 군사적 우위를 근거로 타국을 자의적으로 공격해서는 안 되며, 세계가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하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 신화연합뉴스 |
이란과의 통화에서는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이 핵 협상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음에도 국제법을 위반하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자위권 발동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이란의 주권과 안보, 영토 보전 및 정당한 권익 수호를 지지한다”고 화답하면서도 이란 측에 “이웃 국가들의 정당한 우려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왕 부장은 또 걸프 국가들을 향해 “외국의 간섭에 반대하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 주둔 등 미국의 영향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공조 체제도 공고히 했다. 왕 부장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유엔 안보리 승인 없는 주권국 공격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평화의 기반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통화하며 “전례 없는 비극적 상황”을 논의했다.
유럽 주요국들은 공격에는 가담하지 않고 ‘방어’에 초점을 맞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는 키프로스에 벨하라급 호위함 ‘키몬’과 드론방어시스템 ‘켄타우로스’를 장착한 호위함, F-16 전투기 등을 파견했다. 그리스가 우호국 방어를 명분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분쟁에 발을 담근 셈이다. 그리스의 이번 조치는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가 이란의 자폭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나온 것이다. 아크로티리 기지가 공격받은 것은 1986년 리비아 무장세력의 공습 이후 처음이다. 다만 키프로스는 미국·이란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국은 미군이 아크로티리 기지를 활용하는 것은 허용했으나 인도양 차고스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은 거부했다. 프랑스는 호르무즈해협에 상선 보호를 위한 군함을 파견한 데 이어 중동 내 프랑스 군기지 상공의 안전 확보 목적으로 라팔 전투기를 동원했다.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중앙아시아 5개국과 아제르바이잔은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란 등에 협상을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 국가가 지역 문제를 놓고 이처럼 협의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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