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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3년, 죽어서 570년…“단종-정순왕후 만나게”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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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읍 영흥리에 있는 단종의 장릉(莊陵) 능침 전경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 기록을 목전에 둔 가운데, 영화의 배경이 된 강원도 영월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가 하면, 165km 떨어진 정순왕후의 능을 합장해 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이 강원도 영월의 유배지 청령포에서 마을 주민들과 정을 나누며 지내다가 안타깝게 최후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비운의 왕 단종의 인생 마지막 시기를 애절하게 각색해 담으면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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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군 공식 인스타그램


영화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배경지인 영월군 청령포에는 관광객이 전년 대비 5배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월군에 따르면 지난 3·1절 연휴 청령포 일대에 교통정체가 발생하고, 매표대기와 선박 탑승에 긴 줄이 이어졌다. 군은 관광객들의 안전과 교통 확보를 위해 실시간 상황을 SNS로 안내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국가유산청에는 단종과 정순왕후를 570년 만에 합장해 달라는 한 기업가의 청원이 접수됐다. 청원은 현재 궁능유적본부로 이송된 상태다.

궁능유적본부 자료에 따르면, 단종의 묘 장릉(莊陵, 사적 제196호)은 영월읍 영흥리에 있다. 다른 조선왕릉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강원도에 안장돼있다. 후환이 두려워 모두가 외면하던 단종의 시신을 영월 호장 엄흥도가 몰래 거두어 현지에 암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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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에 있는 정순황후의 사릉(思陵) 능침 전경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단종 왕비인 정순왕후의 묘 사릉(思陵)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에 있다. 장릉과는 직선거리로 약 120km, 차로로 165km 떨어져 있다. 정순왕후는 단종과 헤어진 후 평생 단종을 그리워하다 81세에 생을 마감했다.

15세에 왕비가 된 정순왕후는 18세에 단종과 이별하고 평생 혼자 살았던 비운의 왕비다. 단종이 유배되면서 정순왕후도 군부인으로 신분이 낮아져 성문(동대문)밖에서 살게 됐다.

단종이 먼 타지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정순왕후는 아침저녁으로 산봉우리에 올라 영월을 바라보며 통곡 했다. 정순왕후가 평생 단종을 그리워하며 살았던 삶을 기려 ‘생각할 사(思)’자를 써서 사릉이라고 이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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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 청원을 올린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이사는 “두 분은 165km라는 아득한 거리 아래 570년째 서로를 그리워하고 계실 것”이며 “더욱 가슴 아픈 사실은 정순왕후의 사릉은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철천지 원수 세조의 ‘광릉’과 불과 16km 거리에 있다는 점”이라고 청원서에 적었다.

그러면서 “차마 눈 감지 못할 인연, 이제 장릉의 비어있는 곁자리에 정순왕후를 모셔서 죽어서도 만나지 못한 두 분의 영혼을 비로소 안식하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그는 “물론 문화유산을 바꾸는건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단종 사후 240년이 지나 숙종이 단종 복위를 위해 노력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합장이 어렵다면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 이 기회에 유골 중 하나만이라도, 그것도 안 된다면 흙이라고 옮겨와 합장시켜 드리길 간청한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선행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온 기업인이다. 현재 산업용 엣지 인공지능(AI) 컴퓨팅 플랫폼 전문 기업을 이끌고있다. 지난달에도 아프리카 식수 지원 사업에 1200만 원을 기부했다. 누적 기부금은 1억 3800만 원에 이른다.

한편,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전국 누적 관객 수는 3일 기준 921만명으로 이번주 안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3·1절 하루에만 81만7000명이라는 관객을 모았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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