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지인에게 매수를 권유한 선행매매 행위에 대해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게티이미지뱅크 |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기업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 제3자에게 해당 종목을 미리 사게 하는 선행매매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2026년 3월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하나증권 전 애널리스트 이 모 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7년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던 이 씨는 2017년 2월부터 2020년 4월 사이 자신의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 당시 회사 대표와 장모의 계좌를 관리하는 직원들에게 특정 종목을 매수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씨는 보고서 발표 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게 하여 이 전 대표에게 약 1억3960만원, 자신의 장모에게는 1390만원의 부당 이익을 얻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애널리스트가 제3자의 주식 보유 사실을 보고서에 밝힐 법령상 의무가 없으며, 부정거래 행위를 너무 넓게 해석할 경우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씨가 이 전 대표나 장모와 수익을 배분하기로 약정한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무죄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애널리스트가 추천한 종목을 제3자가 이미 보유하고 있고, 추천 이후 이를 매도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이는 투자자를 기망하는 사기적 부정거래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는 투자자문업자가 자신의 계산으로 사전에 매수한 사실을 숨긴 채 종목을 추천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대표가 선행매매를 직접 지시했거나 공모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판결은 정보를 생성하는 주체인 애널리스트에게 시장의 신뢰를 지킬 엄중한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로 풀이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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