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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막히는 건 석유뿐이 아니다? 포브스 “세계 식량 위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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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비료 거래량 4분의 1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석유와 달리 실질적인 전략적 비축량도 없어”
경향신문

3D 프린터로 뽑은 석유통과 펌프 너머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을 보여주는 지도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유가뿐 아니라 세계 식량 생산에도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일 보도했다. 현대 농업의 근간을 지탱하는 질소비료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되는데 그 세계 교역량의 약 4분의 1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석유를 경제의 동맥으로 비유한다면 질소비료는 식량 사슬의 핵심에 해당한다면서 현재 우리가 주시해야 할 것은 유가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로 인해 현재는 유조선의 운항 상황과 브렌트유, 10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는 유가가 논의의 중심에 있지만 심각한 장기 리스크를 초래하는 상품은 석유뿐만이 아니라고 포브스는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석유 외에도 천연가스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천연가스는 바로 곡물 생산에 필수적인 질소비료의 원재료다. 상업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대폭 제한되면 그 영향은 연료시장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농업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이란을 포함한 중동 국가 다수가 질소비료의 주요 생산국으로 꼽힌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에서 추출한 수소는 공기 중 질소와 결합하면 암모니아로 전환이 가능하다. 암모니아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키면 요소 생산이 가능하다. 즉, 질소비료란 에너지원인 천연가스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영양성분인 질소 형태로 변환한 것이라 보면 된다. 포브스는 세계 식량 생산의 약 절반은 합성 질소에 의존하고 있으며, 질소비료가 없으면 작물 수확량은 큰폭으로 저하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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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입구의 이란 최대 항구인 반다르 아바스에서 폭발이 발생한 뒤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 PBC의 위성 촬영을 통해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현재 전 세계의 질소비료 소비량은 약 1억8000만t으로, 이 가운데 요소는 연간 5500만~6000만t이 해상무역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중동은 이 교역량의 약 40~50%를 차지하는데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즉,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질소비료의 약 4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질소비료를 수출하는 나라들의 연간 생산량은 카타르 약 550만~600만t의 요소와 암모니아, 이란 약 500만t의 요소, 사우디아라비아 약 400만~500만t, 오만·아랍에미리트(UAE) 수백만t 등이다.

포브스는 석유가 세계 경제의 동맥이라면 질소비료는 세계 식량사슬의 핵심이라면서 특히 석유와 달리 비료 시장에는 실질적인 전략적 비축량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수억 배럴의 원유를 보유하는 등 전략적으로 석유를 비축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장기 공급 두절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질소비료를 비축하고 있지는 않다. 포브스는 질소비료 재고는 대규모 지정학적 쇼크를 흡수할 수 있도록 이뤄져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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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0일 호르무즈 해협의 항공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질소비료 살포량을 조금만 줄여도 전 세계의 영양 공급을 뒷받침하는 옥수수, 밀, 쌀 등 주식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포브스는 걸프지역의 연간 1000만~2000만t에 달하는 수출능력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새로운 공장을 짓는 데는 인허가와 건설에 수년이 필요하고, 기존 시설들은 이미 풀가동에 가까운 상태로 운전 중이라고 전했다. 추가 공급을 당장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는 질소비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카타르에서 수입하고 있다. 브라질 역시 중동산 요소를 대량 수입하고 있고, 미국의 요소 수입량도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포브스는 질소비료 문제는 지역적 공급문제가 아니라 세계 농업 시스템에 내장된 구조적 취약성이라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비료로 인한 혼란은 유가에 비해 비교적 완만하겠지만 잠재적으로는 보다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타임라인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질소 공급 감소는 수개월 뒤 작물 수확량 저하로 이어질 것이고, 이것이 곡물 재고 압박, 사료 비용 상승, 식량 가격 급등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포브스는 호르무즈해협이 지속적인 혼란에 직면할 경우 주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격은 브렌트유가 아니라 질소비료 가격과 수출 흐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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