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2%대 급락하며 출발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각종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이준헌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류 차질과 유가 폭등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데다 최근 중동 시장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돌파구로 삼아왔던 기업들로서는 전략 수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화장품 등 유통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물류 리스크, 환율 추이 등을 전방위로 점검하며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우려하는 것은 국제유가 급등이다. 이란이 봉쇄에 나선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동맥’으로 불리는 국제 물류 주요 수송로로, 수입 원유 중 70%가량이 이 해협을 지나간다. 유가 급등은 물류 운임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곧 원자재 등 각종 생산 원가에 반영된다.
식품업체들은 원맥과 원당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사태가 길어지면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원부자재 수급이나 수출 차질 등의 직접적인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제품을 수출하든, 원재료를 수입하든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은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공략해온 시장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수출 영토 확대 움직임도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은 총 139억달러로 이 가운데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4억1000만달러)였다.
삼양식품은 할랄 인증을 취득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10여개국에 불닭볶음면을 수출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UAE 현지 기업 유통망을 활용해 전략 품목 판매량을 늘리면서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 인접 국가로 판로 확대를 추진해왔다. 파리바게뜨는 중동 진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그룹과 조인트 벤처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화장품 업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동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기초·색조 화장품 등 K뷰티 수요가 급증해온 시장이다. 다만 직접 진출보다 현지 유통 채널 등을 통한 판매를 주로 해왔는데, 물류비 상승에 따른 현지 가격 인상으로 제품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전이 되기까지는 사실상 중동에 거래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많은 기업이 중동 진출을 계획할 때 정세 불안을 염두에 뒀겠지만,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