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소방청과 공동 설계한 무인소방로봇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 더 안전한 귀가(A Safer Way Home)를 3일 선보였다. 이번 영상은 인명 사고를 줄이고 현장 대원의 안위를 보장하려는 기술적 의지를 시각화했다. 매 순간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헌신을 조명한 뒤, 사람이 발을 들이기 어려운 구역에 로봇이 대신 들어가 진압 효율을 높이는 과정을 담백하게 묘사했다.
실제 구조대원들이 해설에 참여하고 생생한 현장 사진을 활용해 기술 도입의 시급함을 전달했다.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현대로템, 현대모비스의 역량을 결집해 빚어낸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붕괴 우려가 크거나 유독가스가 가득한 고위험 재난 구역에 가장 먼저 진입해 초동 조치 시간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로봇은 고열과 폭발 위험이 있는 장소에 원격으로 접근해 직접 불을 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피지컬 AI(가상 세계의 인공지능을 물리적 기계에 결합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기술적 해법이다.
해당 로봇은 자율주행 보조 장치와 인공지능 시야 개선 카메라를 갖춰 연기가 가득한 곳에서도 정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고압 축광 릴호스(빛을 머금었다가 어두운 곳에서 내뿜어 경로를 안내하는 소방 호스)를 장착해 소방관들의 진입과 탈출을 돕는다. 구동계에는 현대모비스의 6X6 인휠 모터(바퀴 내부에 모터를 장착해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방식) 시스템이 적용되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덕분에 좁은 골목이나 복잡한 건물 내부에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
극한의 환경을 견디는 내구성도 증명됐다. 차체 외부로 미세한 물 입자를 분사해 수막을 형성함으로써 500도에서 800도 사이의 고열을 견뎌낸다. 실제로 지난 1월 충북 음성의 공장 화재 현장에 배치되어 실전에서의 유용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무인소방로봇은 단순한 장비를 넘어 현장의 온도와 연무량 등을 수집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향후 머신러닝(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 판단 능력을 키우는 기술)을 통해 화재의 중심점을 스스로 찾아내고 최적의 진압 방식을 도출하는 완전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관이 들어갈 수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 로봇이 수집한 행동 데이터가 더욱 정교한 재난 대응 체계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제복 입은 영웅들을 위한 기술적 연대를 지속하고 있다. 부상 군인의 재활을 돕는 보행 보조 로봇이나 소방관의 휴식을 지원하는 수소전기버스 기증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회 구성원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돕는 든든한 조력자로서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