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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운에 K푸드 원가·수출 비상…신시장 확대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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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억 무슬림 시장 공략 무기한 속도 조절
물류·원가 부담 커지고 달러화 뜀박질 우려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글로벌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하며 K푸드 업계에 초대형 악재가 덮쳤다. 해상 물류비 및 원가 폭등이 기정사실화된 데다, 수년간 공들여온 할랄(Halal) 신시장 개척마저 제동이 걸리며 식품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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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 할랄 제품. (사진=농심)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와 환율이 먼저 크게 흔들리며 식품업계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은 13% 급등, 배럴당 82달러를 돌파하며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을 훌쩍 넘어 단숨에 1460원대까지 치솟았다.

식품업계가 이번 중동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이처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환율 상승이라는 간접효과가 초래할 파괴력 때문이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전 세계 해상 운임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 등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해상 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수준까지 치솟고 운송은 3~5일가량 지연될 전망이다. 게다가 지정학적 위기로 안전자산인 달러가치까지 치솟으면서 밀, 팜유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초 원재료 도입단가 역시 연쇄적인 뜀박질을 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K푸드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던 중동 수출길 자체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내 식품업계는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할랄식품 소비 인구를 겨냥해 현지 진출 전략을 강화해 왔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의 중동 수출액은 전년대비 22.6% 증가한 4억 1000만달러(약 5886억원)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품목별로는 라면이 475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소스류(480만달러), 아이스크림(38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중동지역으로의 K푸드 수출액이 해마다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삼양식품은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 할랄 인증을 시작으로 사우디, 쿠웨이트 등 10여 개국에 진출하며 지난해(2025년) 중동 매출만 6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무력 충돌 사태가 격화되면서 철저한 할랄 인증을 거쳐 준비했던 현지 판촉 행사나 공격적인 영업망 확대 계획은 무기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거시적 위기 앞에 식품기업들은 각기 다른 사업 구조에 맞춰 플랜B를 가동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미 2년전 홍해 사태(후티 반군 공격) 때부터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 운항 중인 삼양식품은 호르무즈 해협마저 봉쇄될 경우에 대비해 오만으로 우회하거나 ‘해상+육상 복합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제품 특성상 유통기한에 여유가 있어 당장의 재고 관리는 방어하고 있지만, 중동 노선 차질이 결국 유럽행 선복(적재 공간) 감소와 전반적인 운임 상승 도미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수산·식품 전문 기업인 동원산업은 당장 유가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동원 관계자는 “원양어업 선단을 위한 유류비는 물론 전반적인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군의 수출을 확대하고, 물류비 이외의 부분에서 원가를 쥐어짜는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동 수출 초기 단계인 주요 식품사들은 당장의 패닉보다는 장기적 파장을 경계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중동 수출 물량은 몇 달에 한 번씩 선적되는 구조라 당장 타격을 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가 압박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오뚜기 역시 “현재 중동 진출은 시작 단계라 수출 직접 타격은 적으나, 수입 원재료 등 전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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