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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막겠다"…전교조, 아동학대법 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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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양혜정 사무총장, 박영환 위원장, 이한섭 정책실장./사진=황예림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올해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낼 경우, 이를 경찰 수사 단계에 실질적으로 반영해 사건을 조기 종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전교조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사의 삶과 교육을 살리는 현장 밀착형 노조로 거듭나겠다"며 올해 중점 사업으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 개정을 제시했다.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은 장기간 이어지는 수사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원 보호 요구가 커지면서 같은 해 9월부터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면 교육감이 7일 이내에 해당 행위가 정당한 생활지도였는지 의견서를 조사·수사 기관에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가 시행됐다.

조사·수사 기관은 교육감 의견서를 참고해야 한다. 하지만 전교조에 따르면 교육감이 '정당 지도' 의견을 내더라도 75% 이상은 검찰에 송치되고 있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전교조는 경찰이 교육감 의견을 단순 참고 수준이 아니라 수사 판단에 적극 반영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감 판단을 토대로 혐의가 없다고 볼 경우 경찰 단계에서 송치 없이 수사를 자체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동복지법 개정도 병행한다. 현재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의 개념이 모호해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까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문제 삼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전교조는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 등 교육 관련 법령에 폭언·위협 등 금지 행위를 구체화해 정당한 교육 활동은 아동복지법 대신 유아교육법이나 초·중등교육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불안으로 교사들의 정상적인 생활교육이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아동학대처벌법·아동복지법 2대 법안 개정을 추진해 무고성 신고로부터 교사를 지키는 실질적 교권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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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공교육 정상화 촉구 집회에 참석한 전국의 교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동행미디어시대 장동규 기자


전교조는 교사가 행정업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교사 직무법' 제정도 추진한다. 채용·시설·회계 등 학교 행정업무를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해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전념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분리된 사무는 교육지원청이 맡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학교 현장에서 행정 업무가 크게 늘었고 이를 누가 담당할지를 두고 갈등이 반복된다"며 "교육지원청의 역할을 대폭 강화해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원 현안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창립 37주년을 맞아 노조 명칭 변경도 진행한다. 현재 전교조의 공식 명칭은 '교직원노동조합'이지만 실제 가입 대상은 교원(교사·교감·교장)으로 한정된다. 교원을 제외하고 학교에서 근무하는 행정직 등 교직원은 가입 대상이 아니라 명칭과 조직 구성 사이에 괴리가 있는 상태다.

전교조는 직군별 노조 체계가 자리 잡은 만큼 교원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는 명칭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교조 설립 당시에는 교육 현장의 모든 교직원이 함께 학교 변화를 이끌자는 취지로 '교직원'이라는 이름이 채택됐으나 지금은 교육공무직(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산하 전국교육공무직본부)과 학교 비정규직(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별도의 조직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전교조는 오는 6~7월 전국 지부·지회별 토론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8월 임시대의원대회, 9월 전 조합원 온라인 총투표를 통해 새 명칭과 발전 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조합원 의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1.8%가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박 위원장은 "교사의 교육적 권한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전교조도 노조 명칭을 분명히 하려 한다"며 "명칭을 바꾸더라도 교육공무직·학교 비정규직과의 연대 정신은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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