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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 압박 등 떠밀린 식품가…중동 위기·환율까지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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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가능성 큰 중동시장…식품업계 "상황 예의 주시 중"
다시 요동치는 원자재… "고유가·물류비 폭탄 우려"
대외 불확실성에 내수 침체, 물가 안정 압박까지 "답 없다"

국내 식품업계가 안팎으로 불어닥치는 거센 파고에 신음하고 있다.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까지 가세한 물가 인하 압박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공습으로 인한 고환율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대외 악재까지 다시 터져 나오며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1파운드당 3.85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공습 직전인 2월27일에 비해 1.37% 상승한 수치다. 코코아 가격은 1톤당 3021달러로 같은 기간 4.61%나 치솟았다. 최근 안정세를 찾던 원자재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만나 다시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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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후 3월2일 기준 아라비카 커피·코코아 선물 시세/그래픽=김지영



업계가 이번 이란 공습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이처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환율 상승이라는 간접 효과가 초래할 파괴력 때문이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전 세계 해상 물가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7%가 지나는 이곳은 국내 원유 수입의 70%를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곧 식품 공장의 생산 단가로 직결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중동은 아직은 '작은 시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K-푸드 수출액 139억 달러 중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4억1000만달러)로 단일 국가인 미국 수출액(18억달러)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이란, 이스라엘 등에는 직접 공장을 두기보다 현지 딜러를 통한 간접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공습으로 인한 직접적인 자산 피해 리스크도 낮다. 주요 식품기업들이 중동 지역에서 직접 들여오는 원자재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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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푸드의 권역 별 수출 실적/그래픽=윤선정



그럼에도 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수출 성장률만 놓고보면 중동은 가장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곳으로, 업계도 내수시장 침체 돌파구이자 K푸드 도약 발판으로 주목해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접 중동 국가로의 판로 확대를 추진해왔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중동 매출액은 약 660억원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했으며, 농심도 최근 5년간 중동 매출이 연평균 12%씩 늘었다. 동원F&B도 중동 매출액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릴 계획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주요 식품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내부 전략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동에서 들여오는 원자재가 거의 없다 하더라도 전 세계 물류비 전반이 오르면 수출 실적은 물론 국내 생산 단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도 "최대한 운임비가 낮은 회사와 계약을 해서 물류비 상승폭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있겠지만 원가가 상승하는 건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변수는 악화일로인데 안에서는 식품업계를 겨냥한 물가 안정 요구는 거센 상황이다. 최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밀가루 가격 하락으로 빵 가격이 낮아진 만큼 제과업계도 가격 인하에 동참해야 한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나 설탕이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인데 이것만 내려갔다고 전체 가격을 낮추라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라며 "이란 공습으로 고환율에 물류비 폭등까지 겹치면 오히려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텐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제 목소리를 내겠느냐.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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