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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연장됐지만…홈플러스 전망은 여전히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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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홈플러스 회생안 5월 4일까지 연장 승인
MBK 11일까지 1000억 선집행, 숨통 틔일 듯
다만 대형마트 경쟁력 측면에선 전망 밝지않아
'규모의 경제' 경쟁력↓, 브랜드 신뢰도도 영향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연장됐다. 오는 4일 법정관리(기업회생) 개시 1년을 맞아 회생절차 연장과 폐지(청산)의 갈림길에 섰던 홈플러스 입장에선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 보는 홈플러스의 미래는 여전히 밝지 않다. 뚜렷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부재한데다, 업황 자체도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밀려 상황을 역전시키기 어려운 구조여서다.

이데일리

사진=뉴스1


서울회생법원은 3일 홈플러스가 전날 제출한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 연장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4일까지 회생절차가 연장됐다. 회생법에 따라 기업의 회생계획안은 개시일로부터 1년 내 가결돼야 하는데,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시 6개월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4일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째 되는 날인데, 법원은 이를 하루 앞두고 회생절차 연장을 결정했다.

홈플러스 측은 “법원의 결정에 감사하고, 구조혁신 계획들을 차질 없이 모두 완수해 반드시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며 “향후 두 달 동안 슈퍼마켓 사업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 남은 부분들을 마무리 짓고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원의 회생절차 기한 연장은 대주주 MBK파트너스(MBK)의 자금 지원 약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BK와 홈플러스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구조혁신형 회생안은 △긴급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3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추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41개 부실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을 골자로 한다. MBK는 이중 DIP 대출 관련해 4일까지 500억원, 오는 11일까지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우선 투입키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원은 홈플러스가 수만명의 직원들의 생계가 걸려있는 곳인 만큼 단순 기업 청산이 아닌, 다양한 시각에서 (홈플러스) 사안을 바라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MBK의 자금 지원에 대한 약속 등도 기존과 달라진 점인만큼 크게 반영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발등의 불은 껐지만 홈플러스의 앞길은 여전히 어둡다. 홈플러스와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된다면 회생안을 원활히 마무리할 수 있다고 줄곧 주장해왔지만, 유통업계에선 “대형마트로서 경쟁력 회복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오프라인 유통업 중에서도 대형마트는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보는 업태인데, 손발이 다 잘린 홈플러스로선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형마트 업계는 2023년 이후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밀려 적자를 기록하는 등 타격을 받아왔다. 이후 2024년부터 롯데마트·이마트는 슈퍼마켓(SSM)과 ‘통합매입’을 추진하며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초저가 제품을 늘리고, 해외 저가 식품들을 들여오는 등의 시도다. 이 같은 방식이 아니면 가격과 규모 측면에서 이커머스를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회생안 추진 과정에서 점포와 인력을 대거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시장내 경쟁 자체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점포 자체가 부족하면 상품 매입량이 줄고,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도 떨어져서다. 자체 SSM인 익스프레스가 있지만, 이 역시 분리 매각 대상이어서 의미가 없다.

이호택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회생안에는 코스트 세이빙(비용 절감) 방안만을 내놓은 것이지, (대형마트 경쟁력 측면에서) 공격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내용은 안 보인다”며 “인수하는 주체 입장에서도 대형마트로서 ‘포인트’가 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연내 총 41개 정리 대상 점포 중 19개 점포를 폐점할 계획이다. 대형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부실 점포 정리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홈플러스 측은 주장하지만, 장기적인 시점에서 보면 적은 점포 수는 대형마트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현재 수익지표는 채울 수 있겠지만, 향후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어떻게 짤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홈플러스는 ‘990원 도시락’ 등 가격 파괴적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초저가 ‘미끼 상품’으로 고객의 발길을 끌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기업회생에 들어간지 벌써 1년이나 된데다, 점포 수도 점차 줄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홈플러스=힘든 기업’이라는 인식이 점차 각인되고 있어서다. 대형마트에선 단순 매출도 중요하지만 객수 증감도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통시장은 내수와 직결돼 있는데다, 또 이커머스 분야로 힘이 쏠려 있어 (홈플러스의 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다”며 “MBK 측은 홈플러스 매각에 앞서 자체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더 깊게 생각하고 해당 부분에 투자까지 해야한다. 더욱 책임을 져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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