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리스크 확대로 환율이 상승하자, 국내 철강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이란 전쟁 발발에 중동 리스크가 현실화되자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향후 환율이 1500원 중반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환율 상승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국내 철강업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22.6원 오른 1462.3원으로 출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에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환율 평균은 1448.4원 수준으로 4개월 만에 1450원 아래로 하락했으나, 최근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이 길어지면 환율이 1400원대 후반은 물론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연쇄적 파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수송로로, 한국의 에너지 수송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해협이 차단될 경우 국내 원유 수입 부담이 커져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2일(현지시간) 국영 매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다"며 "누구든 통과하려 하면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의 영웅들이 그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선박들에 '해협 통과 불가'를 통보하기도 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도 긴장감이 맴도는 분위기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계 구조상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가, 대금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 환산 비용이 늘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환율이 장기간 이어지면 원료 수입 비용이 늘어나 기업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이 철강 기업에게 우호적이진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철강업계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대법원이 상호 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이는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 관세와는 무관하다. 국내 철강사들이 미국에 50%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확대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업계의 골머리는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동 리스크뿐만 아니라, 향후 대미 투자 집행이 본격화될 경우 강달러 기조가 강화될 수 있다"며 "현재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우세한 만큼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황예인 기자 yee961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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