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국제 유가가 전 세계 원유 물동량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여파로 급등하고 있는 2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1일 오후(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4.10달러(6.12%) 오른 배럴당 71.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4.73달러(6.49%) 상승한 배럴당 77.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2026.03.02. 20hwan@newsis.com |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이란 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이프라인 제약, 전략비축유 등의 한계로 유가 급등세가 당분간 완화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는 2가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고공행진 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석유 생산량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시간 막히거나, 중동 지역의 석유 생산·기반 시설이 심각한 타격이 입을 경우"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의 잉여생산능력(spare capacity)에 차질이 생길 경우 상황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봤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선임 연구원 클레이턴 시글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인접국의 석유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며 "복구가 어렵고 이란의 무기 체계 사정권 내 있어 (인접국의) 수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석유 시장은 지정학적 위협을 대체로 빠르게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최근 역사에서 현실화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1980년대 이후 완전히 봉쇄된 적 없고,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두 차례 공격도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갖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공식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된 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기를 들고 있다.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2주 연속 동반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2∼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리터 당 3.0원 오른 1,691.3원, 경유는 전주 대비 6.5원 상승한 1,594.1원으로 나타났다. 2026.03.01. yesphoto@newsis.com |
그러나 현재 위기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이란 지도부 정권 교체까지 압박하고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정유 시설 등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더라도, 공격이나 괴롭힘, 기뢰 설치 등으로 통행을 방해할 능력은 충분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차단될 경우 석유 시장의 큰 혼란은 불가피하다. 우선 원유를 다른 곳으로 수송할 파이프라인 용량이 부족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역 내 우회가능한 파이프라인 용량이 하루 약 420만 배럴에 불과하다고 추정한다.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산유국의 '잉여생산능력'도 많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생산량을 늘리긴 했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비하면 적다. OPEC+가 지난 1일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에 합의한 것을 두고도, RBC 캐피털 마켓츠는 "생산 능력 부족"으로 실제 증산량이 합의량보다 적을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시돈=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 시돈에서 베이루트로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의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타격하자 이스라엘도 즉각 레바논 곳곳을 공습했다. 2026.03.02. |
중국이 완충 역할을 할지도 불투명하다. 중국은 그동안 서방의 제재를 받는 저렴한 원유를 사들여 비축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급등할 경우 중국이 구매 속도를 줄여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중동 전쟁이 중국의 '사재기'를 급격히 부추길 수 있단 반대 시각도 만만찮다.
전략비축유(SPR)의 도움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프라인의 제약으로 특정 시간에 내보낼 수 있는 물량이 제한돼 있다. 클리어뷰에 따르면 미국 전략 비축유는 하루 140만~210만 배럴, 다른 IEA 회원국들은 약 520만 배럴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평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하루 2000만 배럴과 비교되는 수치로, 미국 비축량은 국내 소비량의 약 20일 치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유가 급등세가 미국·이스라엘 양측에게 모두 전쟁 억지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중간 선거 이전 인플레이션 우려에 높은 유가를 피하고 싶어 하고, 이란은 석유 수입원을 놓지지 않고 싶어한단 이유에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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