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카오소드 등 현지 매체는 37세 태국 여성 두앙두언 께사로(애칭 킥)는 오스트리아 출신 두 남성과 간소한 전통 의식으로 혼례를 치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전통 혼례로 치러진 이날 결혼식에서 행복해하는 신부 킥과 두 신랑. 아마린TV |
신랑은 은퇴한 경찰관 로만과 현직 경찰관 매기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은 마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국 전통 방식에 따라 의식을 치렀으며, 생텅시 지역에서 '세 사람의 결혼식'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텅시 시장은 "수많은 결혼식을 지켜봤지만, 두 신랑과 한 신부가 함께하는 혼례는 처음"이라며 "특이한 결합이지만 세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파타야에서 시작된 인연…친구까지 사랑에 빠져
킥은 과거 태국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세 자녀를 두었으나 가정생활이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가수 활동 역시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관광지 파타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오스트리아 출신 로만을 만나 5년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이후 로만의 친구 매기가 태국을 방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매기 또한 킥에게 호감을 느꼈고, 세 사람은 긴 대화를 거쳐 함께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로만은 친구의 감정을 받아들였고, 세 사람은 약 1년간 함께 교제한 끝에 정식 결혼을 결심했다. 두 신랑은 각각 100만 밧화(약 4600만 원)의 혼수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과 부모님이 모두 지지해 주었다"며 "서로가 행복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식에서 신부의 모친이 오스트리아 출신 신랑 2명과 춤을 추며 즐거워하고 있다.아마린TV |
다만 이번 결혼이 태국 법률상 공식적으로 세 사람의 혼인은 인정받을 수 없다. 태국 민법상 혼인은 1대1 관계를 전제로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 의식을 통한 상징적 결합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식 혼인 신고가 필요하다. 태국은 과거 일부다처 관습이 존재했으나 20세기 중반 이후 법적으로는 일부일처제가 확립됐다. 따라서 이번 사례는 법적 제도보다는 개인적 합의와 문화적 선택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에서도 늘어나는 '폴리아모리' 관계
가족의 형태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해 왔다. 국제결혼, 재혼가정, 동거가정, 한부모가정 등 다양한 가족 모델이 등장하면서 '정상 가족'의 기준도 점차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폴리아모리(Polyamory)'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 폴리아모리는 모든 당사자의 동의 아래 둘 이상과 동시에 사랑·연애 관계를 맺는 형태를 의미한다.
단순한 외도가 아니라, 공개적이고 합의된 관계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폴리아모리 공동체가 형성돼 있으며, 캐나다·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다자 동거 계약이나 양육권 분담에 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다만 대부분 국가에서 법적 혼인은 여전히 1대1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콜롬비아에서는 세 남성이 법적으로 가족 관계를 인정받은 사례가 있었고, 브라질에서도 다자간 사실혼 공증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제한적 사례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세 사람의 결혼을 두고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세 사람이 모두 동의했다면 문제 될 것 없다"는 의견과 "전통적 가족 개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섰다.
특히 자녀 양육 문제와 법적 책임 소재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다자 관계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 갈등 발생 시 법적 보호 장치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뒤따르고 있다. 그런데도 킥과 두 남성은 "서로를 존중하고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함께 거주하며 가정을 꾸려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