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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저가 나트륨'에 '고안전 전고체'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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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호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박사 인터뷰
中 '액체 나트륨' 공세에 구조 혁신 맞불
"4.6V 고전압 구동 가능성 실험 입증"
"ESS 중심 대안 부상…양산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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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호 KIST 박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 이온 시대의 한계를 넘어서는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중국은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밀어붙이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CATL은 영하 50도에서도 구동 가능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낙스트라'를 앞세워 혹한 시장을 겨냥했다. 창안자동차는 2026년 전고체 배터리 차량 탑재, 2027년 양산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에너지 밀도 400Wh/kg, 1회 충전 1500km라는 목표도 내걸었다. 액체·반고체·전고체·나트륨 이온을 아우르는 '다층 전략'으로 상용화 시계를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공세 속 류승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 나트륨 기반 전고체 배터리'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튬 금속과 고가 소재를 사용해 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 구조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나트륨을 접목했다. 고체 전해질의 안전성은 유지하면서 원재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설계다. 자원 가격 변동성과 공급 리스크를 고려하면 중장기적 대안으로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리튬과 나트륨이 용도에 따라 병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에너지 밀도가 핵심인 주력 전기차는 리튬이, 무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안전성이 중요한 ESS 등은 나트륨이 역할을 나눌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상용화까진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원과 기술 지형을 재편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는 여전히 양산성이 숙제로 남아 있다. 나트륨 역시 이미 저가 시장을 장악한 LFP와의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결국 규모의 경제와 공정 혁신, 소재 주도권 등이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아래는 류승호 KIST 박사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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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저장장치 및 나트륨이온배터리 글로벌 수요 및 전망./그래픽=비즈워치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비용·안전성·공급망 리스크를 동시에 보완할 대안 기술로 주목받는다. 초기 확산 무대로는 ESS가 유력하다. 전기차에 비해 에너지 밀도 요구가 낮고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수명이 핵심 변수인 시장 구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SIB 수요는 3.6GWh 수준이지만 AI 전력 수요 확대와 재생에너지 보급 증가에 힘입어 점진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2030년 ESS 시장 점유율은 13.4%, 2035년에는 최대 35%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FP(리튬인산철)와의 가격 경쟁이 숙제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우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35년 기준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LFP 대비 최소 11%, 최대 24% 저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2035년 수요는 최대 254.5GWh, 금액 기준 연간 142억달러(약 2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공급망과 제조 역량이 중국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은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한편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코히런트 마켓 인사이트(CMI)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약 19억7000만달러(약 2조8000억원)에서 2032년 199억달러(약 28조8000억원)로 10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9%에 달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수요는 가전·웨어러블·의료기기 등 소형 제품에서 형성되고, 이후 전기차와 로봇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은 제조 비용과 복잡한 공정은 대량 양산의 걸림돌로 꼽힌다.

가격+안전, 두 마리 토끼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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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 전망./그래픽=비즈워치


- 이번에 개발에 성공한 기술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 해당 기술은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다.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겨냥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나트륨은 지구상에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리튬 대비 원가 부담이 낮고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아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여기에 가연성 액체 전해질 대신 불연성 고체 전해질을 적용했다. 화재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춘 것이다.

결국 이번 기술은 '저가격 나트륨'과 '고안전 전고체'의 각 장점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의 방점은 완성품이 아니라 원리에 있다.

특히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도 고전압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기존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충전 말기 고전압 구간에 들어서면 한계가 드러났다. 전해질이 불안정해지거나 내부 구조가 흔들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통상 4.1~4.2볼트(V) 수준이 사실상의 상한선으로 여겨졌다.

4.2V 이상에서는 '산소 음이온 레독스' 반응이 나타난다. 산소가 충·방전 과정에 참여해 추가 용량을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이를 활용하면 더 많은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구조 붕괴와 성능 저하 위험도 커진다. 액체 전해질 기반 시스템에서는 이 구간을 안정적으로 버티기 어려웠다. 산소 반응이 비가역적으로 진행되며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고전압에서도 버틸 수 있는 고체 전해질을 설계해 4.5~4.6V까지 구동 가능하다는 점을 보였다. 그동안 활용이 어려웠던 산소 음이온 레독스 반응을 가역적으로 구현했다는 의미다. 요컨대 기존에는 고전압 구간에서 '더 뽑아낼 수 있는 에너지'를 포기해야 했다면, 이번 연구는 그 일부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아직 에너지밀도가 획기적으로 2배·3배 가량 뛰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압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가격 측면에서 어느 정도 저렴해질 수 있나. 기존 리튬 전고체 배터리 대비 반값 수준도 가능한가.

▲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가격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가 아직 양산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원재료만 놓고 보면 리튬과 나트륨의 가격 구조는 분명히 다르다. 리튬은 최근 몇 년간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매장 지역이 제한적이고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컸다. 반면 나트륨은 바다와 지각에 풍부하다. 공급 안정성이 높고 자원 가격도 상대적으로 낮다. 원소 가격만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은 단순히 원재료 값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제조 공정과 소재 기술 수준, 양산 규모 등이 함께 작용한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당장 '반값'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 상용화가 이뤄지고 생산 규모가 확대된다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여지는 있다. 리튬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는 자원 구조와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이 추가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 안전성과 에너지밀도 측면에서는 기존 리튬 전고체 배터리와 비교해 어떤가.

▲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구조적 차이에 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는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외부 충격이나 고온 환경에서 발화가 일어나면 연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불이 붙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화재 위험을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 점에서는 리튬 전고체 배터리와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 모두 동일한 기반을 갖는다. 두 시스템 모두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높다. 특정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전고체 구조 자체가 안전성을 끌어올린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에너지밀도는 별개의 문제다. 기본적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가 나트륨 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다. 이는 리튬과 나트륨의 전기화학적 특성 차이와 전극 소재 구조에서 비롯된다.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라고 해서 에너지밀도가 리튬 전고체 배터리보다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리튬 기반 배터리가 에너지밀도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는 어디에 적합한가.

▲ 전고체 배터리의 본질적 강점은 안전성이다. 액체 전해질은 화재 발생 시 연료가 된다. 열폭주가 시작되면 전해질이 타면서 불길이 급격히 번질 수 있다. 고체 전해질은 이러한 가연성 요소를 최대한 제거한다. 연쇄적인 폭발과 확산 위험을 구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는 가격 측면의 잠재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노리는 기술이다. ESS처럼 대규모로 설치되는 시스템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여부가 상용화 속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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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호 KIST 박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초반에 언급한 '고전압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가.

▲ 관건은 고체 전해질 설계다. 기존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에서 주로 쓰이던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고전압 양극 환경에서 구조가 흔들리는 한계가 있었다. 충전 말기 전압이 올라가면 계면이 불안정해지고 열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연구진은 황 대신 염소를 활용한 클로라이드(염화물) 기반 고체 전해질로 방향을 틀었다. 염화물계는 결합이 상대적으로 단단해 고전압에서 구조 안정성이 높다. 여기에 '불소'를 일부 도핑했다. 불소는 결합 에너지가 강해 전해질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다만 불소를 과도하게 쓰면 격자가 수축해 나트륨 이온 이동이 막히는 문제가 생긴다. 고체 전해질은 내부 격자 안에서 이온이 자유롭게 움직여야 성능이 나온다.

때문에 전체 치환이 아니라 '부분 도핑' 전략을 택했다. 구조 안정성은 높이되 이온 전도성은 유지하는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실험 결과, 고전압 구동 조건에서도 전해질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 '불소 도입' 발상은 어떻게 나왔나.

▲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라기보다는 리튬 배터리 연구에서 출발했다. 리튬과 나트륨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다. 리튬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는 이미 불소가 도핑된 고체 전해질 연구가 축적돼 있다.

이를 나트륨 시스템에 맞게 변형·적용했다. 물론 이온 반지름 등 물성 차이로 그대로 옮겨올 수는 없다. 그러나 설계 철학은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번 성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기보다 기존 기술을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에 맞게 구현하고 검증한 데 의미가 있다. 고전압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줬다는 점이 핵심이다.

- 상용화까지는 얼마나 남았나.

▲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다. 이번 성과는 소재 차원에서 고전압 구동 가능성을 입증한 수준이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소재 확정·전극 설계·셀 구현·모듈·팩 공정까지 단계별 기술 축적이 필요하다.

리튬 전고체 배터리도 소재 개발 이후 셀 단계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표준 조합조차 정립되지 않았다. 어떤 고체 전해질을 쓸지, 어떤 양극·음극 체계가 최적인지 등에 대한 합의도 없는 상태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리튬 전고체 배터리 역시 초기에는 회의론이 적지 않았지만 기업과 정부의 투자가 본격화되며 개발이 급진전했다. 나트륨 전고체 배터리 역시 산업계 참여와 자본 투입이 본격화되면 상용화 시계가 앞당겨질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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