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오전 테헤란에 있는 공식 관저 지상에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격이 임박해지자 지하 비밀 은신처를 옮겨 다니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오히려 정반대였다는 의미다. 군과 정보 당국 최고 지도자들도 국가안보회의 사무실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의를 위해 모였다.
이는 이란 측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지난해 6월 이란을 대상으로 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펼쳤을 때 이스라엘은 하메네이를 제거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지역 긴장이 지나치게 높아질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후 하메네이가 자취를 감추면서 기회를 놓쳤다고 판단한 양국은 이번 공격에서는 작전을 시작하자마자 하메네이 등 지도부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하메네이가 이스라엘 정보 당국에 노출되어 있는 장소에 먹잇감처럼 나타났다.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왼쪽)이 지난달 28일 미국 마러라고 상황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던 건 20여 년에 걸친 공들여 온 노력의 결과였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모사드는 약 20년 전부터 이란 내부의 현지 정보 요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특히 수년 전부터 모사드와 CIA는 하메네이가 어디에 살고, 누구를 만나고, 외부와 어떻게 소통하고, 공격을 받을 경우 어디로 피신하게 되는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상세한 파일을 구축했다. 익명의 전 CIA 요원은 가디언에 “고위급 목표물을 추적할 때는 음식을 어떻게 조달하고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등 모든 정보 조각을 맞춘다”고 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통해 정밀 타격 좌표가 만들어지자 이스라엘이 먼저 행동에 나섰다.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자국 공군 조종사들에게 “당신들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되었고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다”면서 “나는 당신들을 신뢰하며 우리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는 내용의 메모를 보냈다.
CNN에 따르면 고정밀 탄약과 장거리 미사일을 장착한 이스라엘 전투기가 하메네이와 고위급이 모인 세 곳에 동시 타격을 가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군 관계자를 인용해 하메네이와 이란 고위급 7명이 공격 시작 60초 이내에 사망했다고 했다.
하메네이 사망 뒤 이스라엘은 F-15 전투기를 출격시켜 테헤란을 방어하는 지대공 미사일 포대에 탄도미사일 ‘블랙 스패로우’를 발사했다. 블랙 스패로우는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란의 방공망이 허물어지자 이스라엘은 항공기 약 200대를 이란 서부와 중부로 투입해 가능한 한 많은 이란 미사일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NYT는 “이스라엘이 지도부를 타격한 지 약 30분 후 미국도 사냥 작전에 합류해 이란 동부를 공격했다”고 했다.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 로고와 이스라엘 국기. /연합뉴스 |
CNN은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보망이 이란 내부에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되어 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서 “기회가 포착됐을 때 양국이 얼마나 신속하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도 드러냈다”고 했다. 전 모사드 대테러 부서장 오데드 아일람은 가디언에 “단 1분이 한 지역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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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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