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한 식용유를 가열할 때 평소보다 이른 시점에 연기가 피어오른다면 발연점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색이 맑아 보여도 산화는 진행됐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 |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동일한 식용유를 170~180℃의 고온에서 반복 가열할 경우 알데하이드류 등 2차 산화 생성물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고돼 있다. 가열 횟수와 조리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열과 공기에 반복 노출될수록 산화 부산물이 축적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이지 않는 지표 ‘총극성물질’
기름을 여러 번 가열하면 ‘총극성물질(TPC)’ 수치가 상승한다. 이는 기름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산화·중합 부산물을 합산한 지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온 조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화 부산물의 잠재적 건강 영향을 언급해 왔다.
기름의 골든타임: TPC 24%의 경고. 제미나이 생성 그래픽 |
독일·오스트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상업용 튀김유에 대해 TPC가 24~25%를 초과할 경우 교체를 권고하거나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량 조리 환경에서의 안전 관리를 위한 기준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점주 A씨는 “매일 산도 측정지로 기름 상태를 확인한다”며 “생선이나 가루가 많은 재료를 튀기면 수치가 빨리 변한다”고 말했다.
◆눈으로는 판단 어려운 산화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육안만으로 기름의 산패도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가정용 가스레인지는 온도 편차가 커 발연점을 넘기기 쉬워 산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조리 재료도 변수다. 육류나 생선을 튀긴 기름은 단백질 잔여물이 섞이면서 산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콩기름이나 해바라기유처럼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은 기름은 상대적으로 열에 취약한 편이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평소보다 낮은 온도에서 연기가 나거나, 기름 표면 거품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재사용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반복 가열된 기름의 장기 섭취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폐기 시 환경도 고려
가정에서 불가피하게 기름을 재사용한다면 조리 직후 체에 걸러 찌꺼기를 제거하고,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빛이 없는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산화 지연에 도움이 된다.
튀김 후 남은 기름은 찌꺼기를 걸러낸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연기·거품·냄새 등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재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게티이미지 |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폐식용유가 하수로 흘러들 경우 관로 막힘과 처리 효율 저하를 초래해 추가 세척, 관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배관 막힘과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소량은 키친타월 등에 흡수시켜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다량일 경우 지자체 수거함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용유 종류별 발연점 및 조리 가이드]
-아보카도유(정제유 기준 약 250~270℃): 비교적 고온 조리에 적합.
-카놀라유(약 230~240℃): 튀김·볶음에 무난하나 반복 사용은 주의.
-콩기름(약 220~230℃): 부침·볶음 적합. 산화 속도는 비교적 빠른 편.
-올리브유(엑스트라버진 약 160~190℃): 고온 튀김보다는 가벼운 볶음·샐러드에 적합.
-들기름(약 160℃ 내외): 열에 취약해 가열 최소화 권장.
※ 제품의 정제 여부·제조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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