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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열 사장 “구글이 300억 베팅한 EBS 저력, ‘신뢰 자본이 만든 기적’”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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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3년, ‘300억 적자 위기’ 딛고 흑자 기조 마련…“구성원들의 고통 분담 덕분”
- “현실 직시하고 체질 개선”…비용 절감과 디지털 수익으로 생존 돌파구
- 아담 스미스가 영어로 직강하는 ‘AI 혁명’…구글도 주목한 EBS의 ‘신뢰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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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지상파 방송 4사의 광고 매출이 급감하며 더 이상 바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었습니다. 냉정하게 인정해야 했습니다. 전통적인 방송 문법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요. EBS가 살길은 과감한 혁신뿐이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EBS 본사에서 만난 김유열 사장의 첫마디는 비장했다. EBS는 ‘방송 산업의 위기’라는 거대한 파고 속에서도 의미 있는 ‘턴어라운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창사 이래 최초의 내부 출신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난 3년간 ‘비상 경영’을 이끌었다. 구조적 적자의 늪에서 그는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정공법으로 돌파하자”며 조직을 독려했다.

결과는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규모 적자가 우려됐던 EBS는 2024년 16억 원 흑자 전환에 이어, 2025년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스포츠서울은 ‘AI전환(AX)’이라는 새로운 돛을 올린 김유열 사장을 만나 EBS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 “300억 적자 위기, 뼈를 깎는 혁신으로…직원들과 함께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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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김 사장은 취임 직후 마주한 재정 상황을 “엄혹했다”고 회고했다. “취임 직후 분석해보니 300억 원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막막했죠. 하지만 주저앉을 순 없었습니다. 구성원들에게 ‘우리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즉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제작비와 운영비를 줄이는 뼈를 깎는 비용 절감은 구성원들에게도 큰 고통이었다. 동시에 12개의 직영 웹사이트, 방대한 출판 역량, 수능 데이터 등 EBS가 가진 자산을 AI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해 판매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다.

“지난 3년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힘든 시기를 감내해준 시간이었습니다. 광고 시장의 침체를 인정하고, 우리가 가진 디지털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죠.”

그 결과 목표보다 앞서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 복지 향상과 노사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아담 스미스가 영어로 강의”…효율성 높인 ‘AI 콘텐츠’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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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전편 AI 제작 방송 프로그램인 ‘EBS AI 단편극장’. 사진 | EBS



경영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 온 김 사장의 시선은 이제 ‘AI(인공지능)’로 향하고 있다. 그는 2026년을 ‘AX(AI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제작 방식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그 시작은 3월에 공개되는 ‘AI 고전–역사를 바꾼 100책’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아담 스미스는 AI 휴먼으로 구현되어 ‘국부론’을 직접 영어로 강의한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막대한 제작비가 필요했을 겁니다. 하지만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면서도 고품질의 콘텐츠를 구현했습니다. 이는 한정된 재원 속에서 더 많은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입니다.”

이를 위해 EBS는 사내에서 AI 툴을 활용한 제작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김 사장은 “방송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AI 활용 능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라며 조직 전체의 AI 리터러시 강화를 강조했다.

◇ 구글도 반하고 세계가 인정했다…‘글로벌 EBS’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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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EBS의 콘텐츠 경쟁력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했다. 최근 세계 최대 학술 자료 기업인 ‘프로퀘스트(ProQuest)’와 ‘위대한 수업’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김 사장은 “전 세계 2만 6000여 개 도서관과 대학 연구실에서 EBS의 콘텐츠를 보게 된다”며 “EBS가 쌓아온 지식 콘텐츠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글(Google)은 최근 ‘EBS 스페이스 공감’에 제작비 300억 원 지원을 결정했다. 김 사장은 “상업성보다 예술성과 다양성을 지켜온 EBS의 뚝심을 높게 평가받은 결과”라며 “EBS가 묵묵히 쌓아온 ‘신뢰 자본’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 ‘저출생’ 단어 바꾼 뚝심…교육 공영성의 새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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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김유열 사장(가운데)과 김학동 예천군수가 지난해 10월 문을 연 ‘예천군 EBS 자기주도학습센터’에서 시설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예천군



김 사장은 경영 숫자와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공영방송의 책무’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EBS가 주도한 ‘저출생(저출산이 아닌)’ 용어 변경 캠페인은 사회적 인식을 바꾼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는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을 여성의 문제로 국한하는 ‘저출산’ 대신,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명시하는 ‘저출생’을 쓰자고 집요하게 설득했다”며 “이제는 모든 언론과 정부가 ‘저출생’을 쓰는 걸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만든 ‘EBS자기주도학습센터’ 역시 전국 100여 곳으로 확산되며 사교육비 절감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 비전은 ‘EBS’가 아니라 ‘EM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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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김유열 사장. 사진 | EBS



인터뷰 말미, 김유열 사장이 그리는 궁극적인 미래를 물었다. 그는 EBS의 사명에서 방송(Broadcasting)의 ‘B’를 떼고 미디어 시스템(Media System)의 ‘M’을 단 ‘EMS(Educational Media System)’를 제시했다.

“주 7일, 24시간이라는 방송 편성의 시간적 제약, 한국이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야 합니다. AI가 그 날개를 달아줄 겁니다. EBS는 이제 한국의 방송사가 아닙니다. 전 세계 누구나 접속해 지식을 얻는 ‘글로벌 AI 지식 우주’, 그것이 제가 꿈꾸는 EMS의 미래입니다.”

척박한 미디어 환경을 ‘솔직함’과 ‘혁신’이라는 두 자루의 무기로 개척해 온 김유열 사장. EBS는 위기의 터널을 지나 AI라는 새로운 기회의 문을 활짝 열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식의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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