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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안 지으면 처분 명령” 수도권 투기위험군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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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이 대통령 지시에 전수조사 준비착수
매해 1500명 안팎, 처분명령 받아…재제 대상 늘어날 듯
투기가능성 높은 수도권·개발예정지 농지 고강도 조사
매물·농지은행 위탁물량 증가 전망…‘거래절벽’은 여전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사상 처음으로 전국 농지 소유자의 투기 여부를 따져보는 전수조사가 이뤄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로, 수도권과 개발예정지의 농지는 고강도 조사 대상이다.

전수조사에 따른 제재를 피하기 위한 매물과 농지은행 위탁 물량이 늘어나리란 전망이 나오는 한편, 농지 취득·보유 요건 강화로 농지 매매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일 “농지 전수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 중”이라며 “논·밭에 농작물 경작이 본격화하면 조사의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 귀농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농지 전수조사와 처분명령을 지시하자 후속조치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경자유전, 즉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헌법 조항에 근거해 농지법에서 농지의 취득·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상속받은 농지나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하다가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인 경우 등만 예외로 인정한다.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경작한 농지 등을 빼곤 임대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1차로 처분 의무 통지를 하고 이후 1년 내 시정하지 않으면 강제 처분(매각) 명령을 내리며 이마저 따르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매긴다.

농식품부는 매년 위법 가능성이 큰 농업법인·외국인·외국국적동포 소유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를 솎아내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2019년 102만건에서 2023년 187만건으로 조사를 늘렸지만, 여전히 조사 대상은 전체 필지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농지의 소유·거래·이용·전용· 농지담보대출 적정성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전례 없는 전수조사에 시간과 인력, 비용이 상당한 규모로 투입될 수밖에 없는 만큼 조사의 내용과 강도에 차별을 둔다는 복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기 가능성이 낮은 지역은 드론 등을 활용해 조사하고 투기 수요가 있는 수도권, 개발예정지 내 농지 등에 집중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 강화 이후 벌어진 매물 증가 현상이 농지 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소유주들은 농지를 매물로 내놓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태 이후 농지 취득 규제가 강화된데다 수요도 많지 않아 매매가 원활히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농지 거래량은 약 15만건으로 5년 전인 2021년에 비해 50%가량 줄었다.

한편 농식품부는 올해 업무보고에 담은 농지제도 개편 방안 마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농업인구 감소, 농촌인구 고령화에 2021년 이후 농지거래마저 위축돼 현행 농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국회에서도 여야 없이 주말·체험영농, 관광휴양사업 등을 농지 이용행위로 허용하고 임대 활성화의 길을 터주는 법안들을 발의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법안들의 농지 이용 촉진방안은 경자유전 원칙과 상충될 소지가 있어 고민”이라며 “농업의 규모화·집적화를 위한 임대차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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