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2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연합뉴스 |
지난해 한미 군(軍) 당국이 실시한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이 2023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우리 군은 연례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 기간의 실기동 훈련을 절반 이상 뒤로 미루면서, ‘연중 분산 실시’하겠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연간 총 실시 횟수가 줄어들어, 실제로는 기동 훈련 자체를 감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대급 이상 한미 연합 야외 기동 훈련은 143회 이뤄졌다. 2023년의 훈련 횟수 208건과 비교하면 약 31.3%, 2024년 훈련 횟수 191건과 비교하면 약 25.1% 줄어든 것이다. 국방부는 올해 한미 연합 기동 훈련도 2023년 대비 23.1%, 2024년 대비 16.2% 줄어든 160회로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우리 군은 “폭염”을 이유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에 계획된 야외 실기동 훈련(FTX) 중 절반 정도를 9월로 미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당시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7월 말 담화에서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은 없다”며 “대규모 합동 군사 연습의 연속적인 강행”을 문제 삼은 뒤의 일이었다. 당시 군은 김여정 담화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특정 기간에 연합 훈련을 집중하는 것보다 연중 균형되게 지속 시행하는 것이 전투력 유지에 더 좋다”고 했다. 하지만 9월로 연기한 야외 실기동 훈련들은 이후에도 차일피일 미뤄져, 12월이 돼서야 모두 마쳤다고 한다.
올 들어서는 이번 달 9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 기간의 야외 기동 훈련 횟수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났다. 우리 정부는 대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야외 기동 훈련을 대폭 축소하고 싶어 했지만, 이미 병력·장비 이동을 시작한 미군 측이 난색을 표하면서 지난달 25일 합동 브리핑 당일까지 이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틀 후 한미 양국은 올해 FS 기간에 총 22회의 야외 기동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난해 FS 기간 야외 기동 훈련(51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횟수다. 22건 중 절반 가량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필요한 훈련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유사시 적지 종심 침투 및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거점 타격을 임무로 하는 특수전사령부 예하 부대들의 훈련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연합훈련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규모 연합 훈련을 대대급 이상 훈련 위주로 통합해 ‘패키지’로 시행 중”이라고 했다 .
군 관계자는 “UFS나 FS 기간에 야외 기동 훈련을 병행하는 것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세운 작전 계획이 타당한지 실제 병력과 장비를 전개해 보는 데 의미가 있다”며 “분산 실시도 말이 안 되는 일인데 야외 기동 훈련 자체를 줄였으니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한기호 의원은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의 심기를 살피는 ‘로키(Low-key)’ 훈련으로 안보 공백을 야기하지 말고,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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