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3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1% 하락했다. 1월 넷째 주(―0.04%) 하락세로 돌아선 후 5주 연속 내렸다.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초보다는 0.36% 내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셋값이 내린 자치구는 송파구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은 평균 0.96% 올랐다.
이는 1월 초부터 대단지 입주가 본격 시작되면서 전월세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천동 일대에서는 2678채 규모 단지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인근 단지인 1865채 규모 잠실르엘 등 4500여 채가 연달아 입주를 시작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두 단지 전월세 물건은 각각 1712채, 1582채에 이른다.
공급이 늘면서 전셋값 호가는 1억 원 넘게 내리고 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 전셋값 시세는 입주 초기 16억∼18억 원이었으나 최근 12억∼14억 원 선, 잠실 르엘은 지난달 20일 입주 시작 당시 전용 84㎡ 전셋값이 16억∼17억 원에서 현재 14억∼16억 원 선으로 내려왔다. 이달 6일까지 입주 지정 기간이라 시기를 맞추려고 호가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집주인은 등기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집을 팔기 위해 세입자에게 약 1년 뒤 퇴거 조건을 걸고 11억 원대에도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전셋값 약세는 인근 구축 단지로도 번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대단지인 잠실엘스(5678채)와 리센츠(5563채) 전용 84㎡는 지난해 말까지도 전셋값이 14억∼15억 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으나 최근 호가는 12억∼13억 원으로 1억∼2억 원 내렸다.
강북 지역 임대차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북권(성동 노원 등 8곳) 전세수급지수는 105.9로 동남권(99.9, 서초 강남 송파 강동 등 4곳)이나 서울 평균(103.5) 대비 높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음을 뜻한다. 2024년 이후 대단지 공급이 끊긴 노원구 등 강북 지역은 신축 공급이 희소하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이 전월세로 공급하던 물량을 양도세 중과 시행 전에 매매로 돌리면서 전월세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며 신규 전월세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막혔다. 2433채 규모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 단지의 전세와 월세 물건은 총 8건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가가 낮아지려면 전셋값 안정화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현재 흐름대로면 올해 하반기(7∼12월) 전셋값 강세가 집값을 밀어 올리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비(非)아파트를 대상으로 취득세 중과를 완화해 전월세 공급을 늘리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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