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이사회 의사록 특별점검 결과도 '찬성일색'
금융당국 이사회 의사록 공시 추진
'메기' 사외이사 선임해 반대 기록해 이사회 변화 유도
[파이낸셜뉴스] 8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최근 3년간 이사회에서 단 3건의 반대표만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8대 금융지주 이사회를 점검한 결과 이사회 회의록에 논의 내용 역시 '찬성 일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찬성 거수기'로 비판받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금융지주 회장의 참호 구축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8대 금융지주 이사회 의사록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사회 의사록을 속기록 수준으로 자세하게 기재해 이를 공시하고, 국민연금 등 주주를 대표하는 '메기'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의 책임성을 높이자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사외이사 제도가 대폭 손질될 전망이다.
2일 파이낸셜뉴스가 8대 금융지주의 2022~2024년 사외이사의 활동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사회 결의안건 총 885건 가운데 반대표는 3건에 불과했다.
신한금융그룹의 변양호 사외이사는 지난 2022년 1차 임시이사회에서 '2021년도 결산'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고, 2차 임시이사회에서도 '장기보수 취소 여부 결정의 건'에 반대했다. 성과연동형주식보수(PS)를 받은 일부 경영진들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으며 PS 일부를 환수하겠다는 안건이었다.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은 2022년 BNK금융그룹의 10차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관련 결정사항'논의에서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계획의 외부후보군 선정 기준 변경'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들 3건의 반대표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사외이사들은 이사회가 열리기 전 안건에 대한 사전설명회에서 의견을 조율한다. 이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조율되면서 사실상 사외이사들은 정기 혹은 임시 이사회에서는 논의된 안건을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이사 회장 선임부터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 관리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핵심 안건이나 그룹 중장기 경영계획 등에서도 찬성표만 던지는 이유다. 매년 사외이사들의 활동내역이 공개되면 사외이사들의 찬성 거수기 논란도 반복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외이사들이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제도 개선을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사회 의사록을 자세하게 기술토록 한 뒤 공시를 통해 공개하면 찬성 일색인 이사회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TF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사록은 주주가 열람할 수 있어서 최대한 단순하게 남길 수 밖에 없었다"면서 "금융지주에게 기록을 남기는 책임을 주면서 회사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찬진 원장이 자신의 소신인 주주를 대표하는 '메기형'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이사회 의사록 공시 방안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 원장은 "의사록을 공개하면 다른 목소리를 내는 '메기'가 등장한다"면서 "메기 한 마리만 있어도 이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원장이 이 같은 판단을 하게 된 계기는 8대 금융지주 특별점검을 통해 이사회 의사록을 직접 보면서다. 의사록에는 금융그룹의 주요 안건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나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사회 의사록을 봤더니 금융지주와 사외이사 사이가 너무 좋았다"면서 "적어도 '메기'가 하는 말에 다른 사외이사들이 아무 말을 안 하더라도 그것 역시 기록으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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