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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집 중 한집은 ‘마이너스 가계부’…월 이자비용도 11%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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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9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2.9 ⓒ 뉴스1


소득보다 지출이 더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25.0%로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가운데, 그나마 지출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마저 2년 연속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경기 및 주식시장은 좋지만, 실질적인 가계 살림은 여전히 나쁘다는 뜻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5.0%로 4분기 기준 2019년(26.2%) 이후 가장 높았다. 2022년 24.8%였던 적자 가구 비율은 이후 2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포인트 올라 반등했다.

적자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에서 식료품, 의료비, 주거비 등의 소비지출을 뺀 돈이 ‘마이너스’인 가구를 가리킨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대출 이자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뜻한다. 먹거리 중심으로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쓸 수 있는 돈보다 생활비 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한 가구가 늘어나면서 적자 가구가 증가했다.

저소득층일수록 적자 살림을 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 가구 적자 비율(58.7%)은 60%에 육박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적자 가구 비율은 소득 2분위 22.4%, 3분위 20.1%, 4분위 16.2% 순이었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5분위 가구의 적자 비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줄어 7.3%였다. 지난해 4분기 적자 가구 비율이 전년 대비 줄어든 건 소득 5분위 가구가 유일했다.

갚아야 할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생활비로 쓸 돈도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4113원으로 1년 전보다 1만3327원(11.0%) 늘었다. 가계동향조사가 현재 방식으로 진행된 2019년 이후 4분기 기준 월평균 이자 비용이 가장 많았다. 2019년 4분기 8만4462원이었던 가계의 월평균 이자 비용은 6년 만에 58.8% 뛰었다.

고소득층의 경우 적자 가구 비율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소비 여력이 늘었지만, 이들의 실제 소비지출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54.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4분기 기준 소득 5분위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2023년 57.8%까지 올랐다가 2024년(55.0%)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 성장세에도 그 온기가 퍼지질 않아 내수 경제는 계속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가계수지 악화와 소비 위축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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