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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장기화 대비 다층적 외교전략 짜야” [美, 이란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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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세 분석… 정부 본격 대응
테헤란대 교수 “저항의 축 더 강화”
중동 특수성 감안 장기 대응 지적
靑, 현지 동향·글로벌 공급망 점검
안규백, 美차관과 통화… 상황 공유
국회 외통위는 6일 긴급 현안질의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가 인근 국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으로 확산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중동 외교 역시 현지 교민 보호를 중심으로 한 영사 대응은 물론, 향후 우려되는 유가 급등과 해상 물류 위기 등에 대비한 전략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의 움직임뿐 아니라 이란 등 중동 국가 특유의 정치 시스템을 고려한 고위급 외교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며 이란 정권 전복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특히 이란 내부에서도 이 같은 분석이 강하다. 모함마드 마란디 테헤란대 교수는 세계일보에 “이란 이슬람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반세기 가까이 반복돼 왔다”며 “이번 사태 이후 오히려 ‘저항의 축’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부 압박이 커질수록 반서방 세력이 오히려 강화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예드 라술 모사비 이란 이슬람아자드대학교 부총장은 “군사적 압박만으로 이란의 정치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1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란 테헤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정권이 장기전을 이어가며 버틸 경우, 실질적인 힘을 가진 혁명수비대 중심의 권력 구조 특수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행정부와 혁명수비대가 공존하는 이란의 구조적 특성상 다층적인 외교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같은 대학 유달승 교수는 “지난해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 일본 외무상이 이란 외교장관과 직접 통화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중동 외교를 단기 현안 대응이 아닌 장기 전략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상황별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달라”며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이 회의에서 “공격 대상 중동지역 10여개국에 우리 국민 1만7000여명이 체류 중”이라며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중동 관련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갖고,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관련 입장을 청취하면서 중동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국회 차원의 대응도 분주해지는 상황이다. 외교통일위원회는 6일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외교부 간 당·정 간담회도 3일 오전 열린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통화에서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다”며 “호르무즈해협 차단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 정부가 간접적 중재자 역할 등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역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유가 (급등) 문제나 중동 전체에 퍼져 있는 교민들의 안전 문제 등 상황 관리에 우선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건 의원은 “이란의 보복에 따른 호르무즈해협 내 선박 나포 가능성 방지와 해협 봉쇄에 따른 경제적 영향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태욱·이도형·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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