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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 2000억 조달 ‘안갯속’…회생 연장해도 정상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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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1년’ 갈림길 선 홈플러스
4일 회생계획 인가 1차 시한
MBK 1000억 선집행 밝혔지만
메리츠·산은 자금 지원 손사래
인수자 확보없인 시간벌기 그쳐
청산전환땐 협력업체 연쇄 타격
서울경제


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처리 방안을 결정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홈플러스가 계획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될 지, 청산에 돌입할 지 갈림길에 섰다. 홈플러스 측은 앞서 제출한 계획안 대로 회생 경로를 가고자 하지만 전제 조건인 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으면서 청산 압박은 커지는 분위기다. 유통 업계에서는 법원을 벗어나 대주주인 MBK 주도로 자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란 관측도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이르면 이달 4일을 전후해 홈플러스의 회생 계획안 인가와 절차 지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행법 상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가 이뤄져야 한다. 다만 법원은 필요에 따라 최장 6개월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절차를 시작해 1차 인가 시한이 임박했다.

그동안 홈플러스 매각 작업은 공회전했다. 지난해 5월 삼일회계법인이 홈플러스 청산가치가 유지가치보다 1조2000억원 더 높다고 발표했지만 회생법원은 청산을 선택하는 대신 매각 기회를 줬다. 다만 11월 인수합병(M&A) 본입찰에서 뚜껑을 열자 인수희망자가 없었다. 홈플러스는 이후 지난해 12월 통매각 대신 익스프레스 사업부문을 분할 매각하고,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대출(DIP)을 받아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 바로 이 계획의 인가 여부다.

업계에서는 회생 계획안의 실효성 자체가 낮아 원안대로 인가할 가능성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계획안의 핵심 전제인 3000억 원 DIP 확보부터 공전하고 있다 최대 채권자 메리츠증권, 산업은행이 모두 자금 지원에 손사래를 치는 향국이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저희는 홈플러스와 관련이 없다”며 DIP 자금 요청을 거절했다. MBK파트너스 만이 관리인 교체를 전제로 1000억 원을 우선 집행하고, 회생절차 연장 시 추가로 1000억 원을 대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병주 MBK 회장은 이가운데 1000억원의 우선 지원 대출을 위해 본인 소유의 자택 등 개인 자산을 추가로 담보 제공하며 배수진을 쳤다. 당장 영업 차질을 해결하고 정책금융기관 등의 자금지원을 유도하는 마중물 성격으로 풀이된다.

재판부가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회생계획안을 반려하는 ‘배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가 시한을 한 차례(6개월)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근본적 해법은 아니란 평가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인수자가 나타나야만 완성되는 구조”라며 자금 확보도 인수자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회생 연장은 시간 벌기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회생담보권과 상거래채권은 우선 변제하되 나머지 회생채권은 M&A 완료 시까지 변제를 유예하는 구조다. 인수 작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유예된 채무 상환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다.

유통 업계 일각에선 법원 밖 구조조정을 대안으로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MBK가 투입하기로 한 2000억 원을 회생 절차 밖에서 구조조정 자금으로 활용해 영업을 먼저 안정시키고 투자자를 찾는 방안이다. 빠르고 유연한 외부 협상과 자금 운용이 가능해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홈플러스의 영업망을 붙잡는데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 역시 외부 자금 유입 지연이 될 경우 결국 파산·청산 시나리오로 갈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산으로 전환될 경우 점포망 해체와 대규모 고용 충격, 협력업체 연쇄 타격 등 유통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대형마트의 한 축이 시장에서 이탈하면 상권 지형과 유통 산업 구조 전반의 재편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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