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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코도 석 자? “암살 애도” 그 이상은 없었다…값싼 言 비싼 行 사이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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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뷰 3줄 요약]
● 푸틴과 러시아의 반응은 ‘강한 수사’(言) 대비 ‘군사 개입’(行) 최소화 형태로, ‘동맹의 자동성’ 약화 및 ‘거래적 다극 질서’ 강화 흐름을 보여준다.
● ‘자기 전쟁’ 중인 러시아로선 두 개의 전선을 감당할 여력이 없으며 우크라이나전 협상 국면에서 미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 중동 불안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 입장에서는 경제적 출구가 마련될 수 있고 이는 이란을 위해 무리하게 뛰어들 유인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서울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회담 중 인사하고 있다. 2022.7.19 테헤란 AP 연합뉴스(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 제공)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수뇌부가 대거 사망한 가운데, 핵심 전략 파트너인 러시아는 이번에도 사실상 관망 기조를 보이며 동맹 관계의 실질적 한계를 드러냈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하메네이 사망을 강하게 규탄했지만, 상호방위 의무가 없는 파트너십의 한계와 자기 전선(우크라)·대미 계산 때문에 개입은 최소화하고, 대신 UN·국제법 프레임으로 전장을 옮겼다.

이는 동맹의 자동개입과 같은 ‘20세기식 문법’이 붕괴하고, 거래적 연합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징후로 읽힌다.

푸틴 “하메네이, 탁월한 정치가로 기억될 것”

크렘린궁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하메네이와 측근들의 사망에 유감을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한에서 “인류의 도덕과 국제법의 모든 규범을 냉소적으로 위반한 이란이슬람공화국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그의 가족 암살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하메네이는 러시아·이란의 우호 관계 발전과 이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막대한 기여를 한 탁월한 정치가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고 지도자의 가족과 친지, 이란 정부 및 국민 모두에게 나의 가장 진심 어린 애도와 지지를 전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는 규탄보다 애도에 초점을 맞춘 상징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러, 말은 강경 행동은 제한적…상징적 대응

크렘린궁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위험한 모험’이자 지역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라며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군사적 지원에는 뒷짐을 졌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공습 직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무력 공격을 규탄한다”, “러시아는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극 질서’의 기치를 내걸며 미국 패권에 맞서는 세력의 구심점을 자처해 왔지만 정작 동맹국이 결정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 실질적 군사 지원은 제공하지 않았다.

2024년 말 시리아의 반군이 다마스쿠스로 진격했을 당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폭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 올해 초 미국에 의해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역시 크렘린궁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러시아의 대응은 상징적 수준에 머무르는 모양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 당시에도 비난 성명만 냈을 뿐 실질적으론 움직이지 않았다.

UN·국제법 프레임으로 전장 이동시켜
‘값비싼 개입’ 대신 ‘값싼 수사’로 지원


대신 러시아는 외교·여론전으로 이란 달래기에 나섰다.

바실리 네벤지아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28일 UN 안보리에서 “유엔 헌장과 국제법의 기본 원칙 위반”,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유엔 회원국에 대한 또 다른 무차별적인 무력 침략 행위”, “외교의 배신”, “뒤통수를 맞았다”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아울러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고 서방이 적대시하는 국가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간 핵시설 타격”, “방사능·핵안전 위험” 등을 강하게 문제 삼으며 즉각 공습 중단 및 외교 무대 복귀를 요구했다.

이는 향후 휴전·조사·책임추궁 같은 외교전의 토대를 까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UN·국제법 프레임으로 전장을 이동시켜 값싼 언어로 값비싼 군사개입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 전쟁’ 중인 러시아의 셈법은?
우크라협상 美 의식…개입비용도 부담


서울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서명을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7 크렘린궁 공보실


군사개입은 필연적으로 확전·보복·자산 손실을 동반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군사·외교 자원이 소모된 러시아로선 두 개의 전선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중동 사태 개입 비용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미국과의 빅딜 등 ‘자기 전선’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러시아가 동맹과 미국 사이의 갈등 국면에서 개입을 최소화하고 외교·여론전을 전개하는 것은 철저한 현실주의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해 1월 러시아가 이란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으면서도 군사 동맹을 구축하거나 상호 군사 지원을 하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동맹 구조 자체가 각자의 이익에 따라 조건부로 작동하는 ‘각자도생형’인 셈이다.

수사(言)와 개입(行) 사이의 격차
각자도생 시대…관측 포인트는?


수사(言)와 개입(行) 사이의 격차는 각자도생의 시대의 징후 읽힌다.

이에 따라 향후 관측 포인트는 러시아의 ▲대공방어·정보·전자전 등 실물 지원 여부 ▲안보리 구체 결의안 채택·조사 메커니즘 수립 의지 ▲중동 문제 협상 카드화·미국과의 거래 속도 변화 추이 ▲에너지 충격과 러시아의 이익 흐름 ▲이란 권력 재편 등이 될 전망이다.

특히 중동 불안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 입장에서는 경제적 출구가 마련될 수 있고 이는 이란을 위해 무리하게 뛰어들 유인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권력 재편도 변수다. 새 지도부가 대외노선을 변경할 경우, 무기·제재회피·에너지 등 러시아와 이란의 거래판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

종합하면 러시아는 적극 개입보다 소극적이고 거래적 관계 유지를 통해 이란 문제를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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