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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란 공습, ‘무제한 미국 패권’ 시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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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이어 하메네이 제거까지
핵 없는 적성국 지도자에 "안전지대 없다" 경고장
국제법·의회 승인 무시 논란속 지지율 급락
미국 대외정책 ‘9·11 이후 최대 변곡점’ 평가 잇따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살해하는 공습을 지시하면서, 미국이 사실상 법적·외교적 제약을 최소화한 ‘무제한 군사력 행사’라는 새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직 국가원수를 표적으로 한 잇단 공격들이 수십년 간 유지돼 온 미 대외정책을 벗어난 것은 물론, 사실상 국제법을 무시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미국은 더 이상 다른 국가의 재건(nation-building)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주장해왔지만, 정작 선택한 방식은 과거 냉전기와 닮은 정권 수뇌부 직접 제거 전략이다. 올해 초 미군은 기습 공중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고, 이번 주말에는 이란 공습으로 30여년간 이란 정권을 지배해 온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이 사실상 “핵보유국을 뺀 거의 모든 적성국 지도자를 향해 안전지대는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핵 억지력을 갖추지 못한 정권은 언제든 미국의 노골적인 제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비판론자들은 미국이 그동안 다른 나라들에 요구해 온 국제법·주권 존중의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지적한다. 피터 리켓츠 전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막강한 미군을 ‘제약 없이’ 쓰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힘이 곧 정의라는 접근은 ‘어느 나라든 다른 나라 지도자를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는’ 끔찍한 선례를 남긴다. 이는 유엔 헌장이 막고자 한 바로 그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에너지·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평가했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와 그린란드 야욕에 이어 이번 이란 공습까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는 진단이다.

이번 공습은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도 모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유세 당시 “끝이 보이지 않는 해외 전쟁 반대”를 내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취임 첫 날 종식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이번 작전에 대해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회 승인도 공개 토론도 없었다. 이에 현재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선 이번 이란 공습에 대해 “미국인들은 모두 그를 말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것”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카리브해에서 마약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을 무차별 공습하고 선원 사살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1만이 하메네이를 살해한 공습을 지지하고,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25%가 같은 우려를 표했다. 생활비 폭등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대외 분쟁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 방식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9·11 테러 이후 표적 제거는 미 대(對)테러 전략의 한 축이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드론 공습을 대폭 확대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규칙을 다소 강화했을 뿐 이 도구를 유지했다.

다만 과거에는 쿠데타 공작이나 암살 시도가 주로 ‘그늘 속’에서 이뤄진 반면, 이번에는 미국이 자국에 대한 ‘임박한 위협’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즉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주권 국가 최고 권력자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공개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정치권의 초당적 결집도 찾아보기 어렵다.

노트르담대 법학자 메리 엘런 오코넬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국제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이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동에 나선 첫 미국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뉴저지주 민주당 상원의원 앤디 김은 “트럼프 대통령은 명백히 제국주의적 대통령”이라며 “지금 미국에는 거대 전략이 없다. 모든 것이 한 사람,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전·현직 안보 인사들은 이번 공습이 잠재적 적성국에 보내는 신호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목격한 것은 무력을 사용할 의지가 매우 강한 대통령”이라며 “그가 지시한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의 능력은 놀라울 정도였다. 잠재적·실질적 적대국들이 이 메시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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