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추모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AFP) |
적막 속 추가 공습 폭발음…테헤란 탈출 행렬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 국영TV가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한 뒤 이란 사회는 극명하게 갈라졌다. 이란 정부와 지도부가 혼란한 틈을 타 테헤란 거리 곳곳에서는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춤을 추며 환호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된 이후엔 분위기가 반전됐다. 엥겔라브 광장 등 테헤란 중심부에 검은 옷을 입은 추모 인파가 모여들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하메네이에 대한 추도사에서 보복을 다짐했다. 경비가 삼엄해지고 시민들은 추가 공습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피신을 떠나거나 집안에서 숨을 죽였다.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이날 대규모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 이스라엘은 성명을 내고 “공군이 테헤란 심장부, 즉 이란 테러 정권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공습 첫 날 전투기 소리와 폭발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시민들의 모습은 사라졌으며,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도로 위 차량도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고요함 속에 추가 공습으로 폭발음이 일며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고, 테헤란 시민들은 공포와 충격에 휩싸인 채 도시를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전날 테헤란 시민들에게 “침착하게, 가능하면 다른 도시로 이동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이후 북부 도시로 향하는 주요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바뀌어 차량들로 가득 찼다. 주요 간선도로마다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고, 주유소 앞에는 기름을 넣기 위해 대기하는 차량 행렬이 수킬로미터 이어졌다.
테헤란에 남은 시민들은 대부분 집 안에 머물렀다. 간간이 구급차 사이렌이 울리는 거리에서 보안 병력이 도로를 통제했고, 일부 시민들은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와 깨진 유리창을 길가에 내놨다. FT 등은 “평소 같으면 혼란스러웠던 도시는 섬뜩할 정도로 기묘한 침묵이 내려앉았지만, 고요는 오래가지 못했다”며 “이스라엘군의 새로운 공습으로 도시 곳곳에서 다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테헤란에는 지정된 방공호가 없다. 시 당국이 지하철역과 학교, 모스크를 임시 대피소로 개방했지만, 지상 건물인 만큼 대피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또한 민간 항공편 전면 중단으로 육로가 유일한 탈출 수단이다. 테헤란의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NYT)에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는 안전한 곳을 찾는 것”이라며 “지금은 시위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도 테헤란 주민의 말을 빌려 “폭격이 멈추면 숨을 고르지만, 그건 더 나쁜 일이 벌어지기 전의 잠깐의 정적일 뿐”이라고 묘사했다. 석유업계 한 간부는 “두 대의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워 카스피해 별장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진심으로 겁에 질려 있다”고 토로했다.
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의 미사일 공습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FP) |
인터넷·보도 등 차단…위험 인지 못해 고립 속 불안
시민들의 공포를 가중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거의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인터넷 차단이다. 넷블록스에 따르면 이란의 인터넷 접속률은 평상시의 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이후 시작된 차단이 이번 공습과 겹치면서 외부와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국영 미디어마저 폭격 실황 보도를 중단해 시민들은 자신이 처한 위험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남아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잇따르고 있다. 테헤란 주민 모하마디는 AP통신 인터뷰에서 “미국, 이스라엘 등과 전쟁을 벌이면 끔찍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사람들은 걱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라를 떠날 수도 없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변호사 출신 주민은 NYT에 “우리는 마치 인질로 잡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살아남은 관료와 군 지휘관들이 순순히 항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하다. 이란 의회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장은 국영TV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우리의 마지노선을 넘었다. 간청하게 될 만큼의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외신들은 “이란이 과도지도부 협의회를 발족했지만, 36년 만의 ‘최고지도자 부재’라는 권력 공백 속에 정권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