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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공격] '개입 반대' 외치던 트럼프, 정권교체 승부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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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간 비판해온 '정권 교체' 전략을 이란에서 실행에 옮기면서 미국 외교 기조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정권 교체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서구식 개입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9개월 만에 그는 이스라엘과 공동 군사작전을 단행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초강수를 뒀다. 중동에서 20년 만에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이번 작전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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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참모들과 함께 이란 공습 작전 모니터링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백악관이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제공. [사진=백악관 엑스 계정]


◇ 베네수엘라 '플레이북'에 대한 확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 결정에는 베네수엘라 작전의 영향이 컸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보수 진영에서 '해방자(liberator)'라는 평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고 압도적인 무력 사용으로 적대 지도자를 제거한 뒤 장기 주둔 없이 전환을 현지 세력에 맡기는 새로운 모델을 발견했다고 믿게 됐다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이 모델을 쿠바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쿠바 정권 역시 최근 미국 안보에 대한 "비상하고 중대한 위협"으로 재지정된 상태다.

이는 그가 비판해온 이라크식 장기 점령과는 다른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대규모 투입 없이 공습과 특수작전 중심으로 압박하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하지만 이란은 베네수엘라와는 구조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구 약 9200만 명의 국가이며, 권력은 최고지도자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준선출직 인사들 사이에 분산돼 있어 후계 구도가 불확실하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누가 권력을 이어받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도 하메네이 사망 이후 강경파 집권, 내부 권력투쟁, 지역 확전 등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이번 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한 번에 끝내는 접근(one and done)"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권 수뇌부 제거가 곧 안정적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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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개인적 동기와 '역사적 유산' 계산

WSJ는 이번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1979년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사태를 자신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준 사건으로 언급해왔으며, 이란으로부터 암살 위협을 받아왔다고 주장해왔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이란이 2020년과 2024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다시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때 베네수엘라 담당 특사를 지낸 엘리엇 에이브럼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고 싶어한다"며 쿠바나 이란 정권을 변화시킬 경우 외교적 유산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평화의 대통령'으로 규정해왔다. 그는 이번 작전을 "중동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결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규모 공습과 정권 수뇌부 제거는 그가 과거 비판해온 해외 개입과의 간극을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 '탄약 시계'도 작동 중

군사적 변수도 적지 않다. WSJ는 미군이 이란의 보복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방공 요격미사일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가 '매거진 뎁스(magazine depth)'라고 부르는 요격탄 비축 규모는 기밀이지만, 중동에서 반복된 충돌로 이미 재고가 줄어든 상태라는 것이다.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에코 선임연구원은 "요격미사일은 매우 빠르게 고갈될 수 있으며, 현재는 보충 속도보다 사용 속도가 더 빠르다"고 지적했다. 패트리엇, SM-3,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용 요격탄뿐 아니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TLAM) 등 장거리 정밀무기도 상당량 소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드와 패트리엇 요격탄은 한국과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 방어에도 필요한 자산이어서, 작전이 장기화할 경우 다른 전구의 대비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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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미사일 발사 동영상 캡처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간인 피해·공화당 내부 균열

이란 측은 공습으로 수십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는 학교 공습으로 14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이란 당국 발표도 전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전역이 흔들리면서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또 다른 대통령의 전쟁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JD 밴스 부통령은 과거 기고문에서 "트럼프의 최고의 외교정책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과거 해외 개입에 회의적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WSJ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의 53%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대신 불필요한 대외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 문제가 올해 11월 중간선거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대이란 군사작전이 여론에 좋지 않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2기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 사용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상군 대규모 투입만 피한다면 핵심 지지층은 유지될 것이라는 계산 속에서, 베네수엘라에서 확인한 '신속 타격 후 현지 전환' 모델을 이란에도 적용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권 제거 이후의 권력 공백, 지역 안보 불안, 탄약 소진 압박이라는 현실적 제약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네수엘라에서의 성공 경험이 이란에서도 반복될지, 아니면 또 다른 중동 개입의 부담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수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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