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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 이견 없는 제2의 연기 전성기…'휴민트' 속 진짜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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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배우 조인성의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흥미로운 전환점이 발견된다. 화려한 스타성으로 무장했던 청춘의 아이콘은 어느덧 스크린의 안정감을 책임지는 거대한 뿌리가 됐다. 영화 모가디슈와 밀수, 디즈니+ 시리즈 무빙을 거치며 단독 주연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법보다, 작품 전체의 앙상블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쓰임 있게 배치할지를 고민하는 전략가이자 장인이 됐다.

지난달 11일 개봉한 휴민트에서 조인성이 맡은 국정원 블랙 요원 조 과장은 그 고민의 정점이다. 영화는 동남아 국제 범죄를 추적하던 국정원 블랙 요원 조 과장(조인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여기에 현지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은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등 서로 다른 목적을 품은 이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엇갈리면서 의심과 배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맞물리는 과정을 그렸다.

감정을 발산하는 연기 대신 여백을 남기는 쪽을 택했다. 관객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도록 스스로 ‘베이스’가 되기를 자처했다. 2일 조인성은 캐릭터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즐겼다고 고백했다. “쉬운 길보다는 차라리 힘든 길이 낫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쉽게 가려고 하는 모습은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캐릭터를 구축하며 고민에 잠기다 자다가 깨기도 하고,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지 끊임없이 자문했다. 그런 치열한 고뇌가 화면 속에 고스란히 담길 것이라 믿었고, 실제 관객분들이 그 지점을 알아봐 주셨을 때 형언할 수 없는 뭉클함을 느꼈다”라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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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역시 화려함보다는 관계의 대비에 집중했다. 극 중 박건이 짧은 무스탕을 입고 거친 에너지를 뿜어낸다면, 조 과장은 코트를 입고 품위 있는 액션을 선보인다. 일각에서 이를 두고 우아한 액션이라 평하는 것에 대해 공을 류승완 감독에게 돌렸다.

조인성은 “사실 코트를 입고 액션을 하면 옷자락이 걸리기도 해서 제약이 많다. 하지만 조 과장은 품위가 있어야 한다는 감독님의 주문이 있었다. 제 액션이 특별히 우아했다기보다, 감독님의 연출이라는 마법이 들어가서 그렇게 보인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그저 감독님의 운용에 충실했을 뿐이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조인성이 해석한 조 과장은 거창한 국가관을 가진 영웅이 아니다. 요원을 블랙이나 화이트라는 색깔로 구분하기보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직장인의 애환으로 접근했다. 특히 채선화를 포섭하고 교감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다정함은 캐릭터의 입체성을 살리는 핵심이었다. 실제 탈북자들의 증언을 참고하며 서울 말씨가 주는 묘한 설렘과 다정함을 연기에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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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휴민트에서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미간의 힘을 빼고, 클로즈업 샷에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지켜보는 연기를 수행했다. 이는 노희경 작가와 이창동 감독 등 거장들과 작업하고 대화하며 얻은 깨달음의 결과다. “어렸을 때는 대사가 좋으면 모든 단어를 다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버리는 법을 배웠다”면서 “마지막 한 줄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앞의 아홉 줄은 힘을 빼고 깔려 있어야 한다. 제가 뚜렷하게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면 관객에겐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관객이 직접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공간을 비워두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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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영화관에 올 명확한 이유가 필요한 시대다. 휴민트의 후반부 액션과 감정의 폭발은 반드시 큰 화면으로 체험하셔야 그 맛이 산다. 왕과 사는 남자가 일궈낸 활기를 저희 영화가 이어받아 극장 파이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책임감을 나타냈다.

비울수록 채워지고, 버릴수록 선명해지는 조인성의 연기 철학. 스스로를 비워내며 비로소 진정한 쓰임의 가치를 찾아낸 그의 연기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단단하게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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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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