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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공습] ‘최전선’ 정유·항공·해운 일제히 긴급 대응… 대체 항로·수급 다변화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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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이란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공격 이후 두바이 제벨 알리 항구에서 솟아오르는 연기 기둥 옆으로 요트 한 척이 지나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곳곳의 미군 거점을 타격했다./AF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이 이어지는 등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정유·항공·해운업계가 일제히 긴급 대응에 나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정유사들은 전날 긴급회의를 열어 원유 수급 차질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대체 경로 확보 등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3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이곳이 막힐 경우 원유 가격 폭등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전체의 69.1%에 달하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고 있다.

이날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현재 봉쇄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날 이곳을 지나던 HMM 컨테이너선 1척이 무사히 빠져나왔으며, 한국 국적의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역시 현재까지 피해 없이 정상 운항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혔고, 인근 해상에서 민간 선박 4척이 공격받아 사상자가 나오는 등 해상 물류를 둘러싼 위기감은 전례 없이 높아진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원유 도입 비용이 폭등하고 수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유가가 치솟으면서 발생할 수급 차질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유사들은 운항 중인 유조선의 안전을 점검하면서 대체 경로와 즉시 도입 가능한 스팟 물량 확보, 공급선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 비축유 1억배럴을 포함해 민관이 7개월 분량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운송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물류 비용이 늘어나고,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석유 제품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큰 위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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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이 폐쇄돼 에미레이트 항공 여객기들이 계류장에 멈춰 선 가운데 이란의 공습으로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AP연합뉴스



항공업계 역시 중동 공역 통제 상황에 맞춰 운항편을 취소하고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오후 1시 13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두바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KE951편을 미얀마 상공에서 인천으로 회항시켰다. 당일 오후 9시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952편도 결항 처리한 데 이어, 1일 출발 예정이었던 왕복 항공편 역시 사전 결항 조치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두바이 노선을 주 7회 왕복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현지 상황을 지켜보며 스케줄을 조정할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이 운항하던 인천~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운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 확대도 크게 경계하고 있다. 영업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유류 할증료 인상만으로는 전부 상쇄하기 어려워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준다. 게다가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고정 비용의 약 30%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 탓에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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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위성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제공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운용하는 해운업계도 비상 계획 점검에 들어갔다. SK해운, 팬오션 등 유조선과 벌크선 운항 비중이 큰 해운사들에 호르무즈 해협은 반드시 거쳐야 할 지점이다. 과거 중동 위기 발생 시에는 미국과 영국 연합군 호위 아래 호송대 형식으로 선박이 운항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직접 사태에 개입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호송 방식이 채택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해외 해운업체들은 이미 회항이나 정선, 우회 방식을 택하고 있다. 팬오션과 SK해운 같은 국내 업체들도 해운협회 등과 협력해 항로 우회와 변경 등 비상 계획을 점검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항로를 우회할 때 운임이 오를 수 있지만, 국제 유가와 보험료 등 비용 부담 역시 급증하게 된다. 길게 보면 공급망 불안이 시장 전체의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여러 비상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이번 갈등이 호르무즈 해협 전면 차단이라는 장기전으로 번지지 않고 하루빨리 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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