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일 오전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주말과 삼일절 대체휴일이 이어지는 연휴 중반에 누적 관객 800만 명을 넘기면서 ‘천만 영화’ 등극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다.
2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1일 오전 9시께 누적 관객 800만 60000여 명을 기록했다. 극장가 불황에도 개봉 26일 만인 1일 관객 800만명을 돌파하는 신드롬을 일으킨 셈이다.
영화는 열두 살에 왕위에 올라 재위 3년 만에 숙부 수양대군(훗날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강원도 영월의 유배지에서 1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비운의 왕을 주인공으로 한다. 새로운 것 없는 비극적 역사의 단면이지만, 영화를 본 뒤 단종의 유배지인 강원도 영월 청령포와 무덤인 장릉을 찾거나, 춘원 이광수의 소설 ‘단종애사’ 등을 읽으며 단종의 생애를 다시 들여다보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흥행 돌풍은 유해진, 박지훈 등 배우들의 열연이 역할을 했지만 바탕에는 단종의 서사를 민중의 삶과 버무려내며 지금 시대에도 유효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이 꼽힌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록상 단종은 1457년 6월 21일 유배지로 떠나 같은 해 10월 21일 사망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 4개월간 단종이 어떤 일상을 보냈을까 하는 궁금증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영화에서 단종은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남녀노소를 아우른 광천골 마을 사람들과 교감하며 보낸다. 이를 통해 단종의 생애를 권력 집단이 아닌 민초의 시선으로 전개하며 지금의 우리 이야기로 끌어왔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에서 여러 번 반복되는 식사에 관한 실랑이는 밥을 짓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필수 불가결한 신뢰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짚었다.
또 단종이 백성을 아끼는 마음을 키워가고, 그와의 교감을 통해 촌부에서 의로운 길로 나아가는 엄흥도의 상호작용은 현대의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떠올리게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항준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단종이 엄흥도에게 영향을 받고 기대기도 하지만, 엄흥도는 단종에게서 진짜 용기나 어른으로서의 선택이 뭔지를 배운다”며 “정사와 야사를 이어 붙이고, 역사의 빈틈을 상상력으로 메꿔 단종과 엄흥도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지 않는 흥행세에 장항준 감독과 배우들은 친필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 감독은 “800만 관객이 영화를 봐주셨는데, 나뿐만 아니라 제작진들과 배우들도 다들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숫자라는 생각을 한다”며 “모두가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단종 이홍위 역의 배우 박지훈은 “여러분들께서 사랑해주셔서 ‘왕과 사는 남자’가 800만을 달성했다”며 감사를 전했고, 단종 유배지인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의 유해진도 “생각지도 못한 큰 사랑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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