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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부패 의혹 ‘MAGA 아이콘’ 돌풍에 美 공화당 초긴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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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8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텍사스 법무장관인 켄 팩스턴 연방 상원 공화당 경선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는 3일 텍사스에서 치러지는 연방 상원 공화당 경선이 워싱턴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1988년 이후 한 번도 민주당이 이기지 못한 ‘공화당 텃밭’ 텍사스에서, 외도와 부패 의혹에 휩싸인 강경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후보 켄 팩스턴 텍사스 법무장관이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경선에선 이겨도 본선에선 민주당에 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상원 다수당이 박빙 구조인 상황에서 텍사스 1석이 예상 밖 경합지로 바뀌면 상원 지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이번 텍사스 상원 선거는 공화당 소속 4선 상원의원 존 코닌의 6년 임기가 2026년 말 만료되면서 치러진다. 3일 공화·민주 양당이 같은 날 각각 경선을 실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월 26일 결선투표를 거쳐 11월 3일 본선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텍사스는 등록 정당이 따로 없는 구조로, 유권자는 경선 당일 민주당 또는 공화당 중 한 정당의 경선에만 참여할 수 있다.

워싱턴 공화당 지도부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여론조사 수치 때문이다. 전국공화상원위원회(NRSC)가 2월 초 후원자들에게 공유한 내부 조사(2월 1~2일 실시)에서 본선 가상 대결 결과, 현역 코닌 의원은 민주당 주 하원의원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를 3%포인트 앞서고, 연방 하원의원 재스민 크로켓 후보를 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팩스턴이 공화당 후보가 될 경우 탈라리코에게 3%포인트 뒤지고, 크로켓을 상대로는 1%포인트 차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팩스턴 대 탈라리코” 구도에서 민주당이 앞서는 수치가 나오면서, 공화당 내부에선 “이기던 의석을 우리가 스스로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는 말이 공개적으로 흘러나왔다.

텍사스는 1988년 이후 민주당이 연방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그만큼 공화당에선 확실한 의석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지난 1월 31일 치러진 텍사스 주 상원 9선거구 보궐선거 결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57% 대 43%로 승리하는 대이변이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당 지역은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곳이다. 1년 만에 여론이 30%포인트 격차로 뒤집힌 결과는 “텍사스도 공화당에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신호로 해석됐다. 워싱턴 전략가들은 이를 2026년 중간선거의 전조로 보고 있다.

팩스턴은 2015년부터 텍사스 법무장관을 지내며 보수 진영의 문화전쟁 최전선에 서온 인물이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한 소송을 주도했고, 연방정부를 상대로 각종 소송을 제기하며 트럼프 지지층의 강한 지지를 얻었다. 문제는 스캔들이다. 그는 혼외관계 의혹과 직권남용·부패 의혹으로 2023년 텍사스 하원에서 탄핵됐고, 상원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직을 유지했다. 탄핵 과정에서 외도 및 이해충돌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고, 현재 이혼 소송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과거 증권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가 합의로 사건이 종결된 전력도 있다. 공화당 지도부가 우려하는 대목은 이런 사안들이 경선에선 트럼프 지지층에 ‘정치적 박해’ 서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본선에선 교외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격차가 넉넉하지 않다. 공화당이 53석, 민주당과 민주당과 함께 교섭하는 무소속을 합쳐 47석이다. 텍사스처럼 원래 안전하다고 여겨온 의석이 흔들리면 다른 경합주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공화당은 이미 텍사스 경선전에 거액의 광고비를 투입했다. 텍사스에 더 많은 자원을 쏟아부어야 할 경우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미시간 같은 주요 경합주에 쓸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5월 26일 결선으로 이어진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경선에선 강하지만 본선에서 위험한 후보”라는 계산과 “밑바닥 유권자가 선택한 인물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론이 맞서고 있다. 텍사스 상원 경선 결과에 워싱턴 정치권이 긴장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 어느 후보에게도 공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채 관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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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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