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1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두바이행 항공편이 결항 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이 반격에 나선 파장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국제공항이 무기한 폐쇄되면서 한국인 여행객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유럽 등을 향해 출국하려다 인천공항에 발이 묶이거나, 경유지인 두바이에 도착한 뒤 연락이 두절되는 등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인천에 사는 조모씨(35)는 2일 “부모님께 효도여행을 보내드리려 했는데 공항에서 항공편 수속이 거부됐다”고 전했다. 조씨의 부모와 지인 등 4명은 지난달 28일 밤 11시4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에미레이트항공 항공편을 타고 두바이를 경유해 이탈리아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광주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동했지만, 현장에서 수속이 이뤄지지 않아 발이 묶였다.
조씨는 “부모님이 밤늦게 다시 광주로 내려갈 수 없어 인천 인근 호텔에서 묵느라 예상치 못한 비용이 수십만원 더 들었다”며 “현지 숙소와 식당, 렌터카 예약도 모두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비행기를 탔다가 두바이 공항에 갇히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두바이 공항 폐쇄 직전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문모(31)씨는 “친한 친구가 그제 결혼식을 올리고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갔다”며 “두바이 공항을 경유하는 항공권을 취소하고 직항 노선으로 다시 발권할지 고민하다가 그대로 비행기에 탔는데, 도착 예정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럽을 여행하고 이번 주 귀국 비행기를 타려던 사람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내일 두바이를 경유해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데 결항 공지도 없고 항공사는 연락을 받지 않는다”거나 “급한 대로 직항 항공권을 새로 예매했지만 실제로 운항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여행사와 항공사가 결항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환불 여부조차 확신할 수 없다는 호소도 이어진다.
무기한 폐쇄된 두바이 국제공항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동 최대 허브 공항이다. 이 공항을 거점으로 둔 에미레이트항공을 비롯해 UAE 항공사들이 운항을 중단했다. UAE 민간항공국은 이번 사태로 발이 묶인 승객이 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28일 오후 1시13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두바이로 향하던 KE951편(B787-9)을 회항시켰다. 아울러 오는 5일까지 예정된 두바이행 항공편을 모두 취소했다. 두바이를 경유해 유럽 등지로 향하던 항공편이 줄줄이 차질을 빚으면서, 여행객들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격당한 뒤 바로 중동 내 미군기지 및 친미 성향 걸프 국가에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는데 UAE 알다프라 공군기지도 공격을 받았다. 두바이의 유명한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은 요격된 무인기 파편이 외벽을 때리면서 화재 피해를 입었고,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에서도 이란의 공격 피해를 입은 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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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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