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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우 CBRE코리아 상무 “한국 MZ 따라 하는 관광객… 다음 핫플은 서촌·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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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공간의 가치가 더는 입지와 유동 인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외국인 관광 수요 회복으로 최근 명동·홍대·성수 등 주요 상권에서는 매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어떤 브랜드를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고, 그 경험을 콘텐츠로 남길 수 있나’에 대한 수요가 더 분명해졌습니다.”


2월 23일 서울 종로구 CBRE 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김용우 리테일 총괄 상무는 서울 주요 상권에서 관측되는 변화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김 상무는 대표적으로 명동을 꼽으며 “회복 국면 자체보다 점포 구성과 운영 포맷이 재정렬되는 흐름이 더 뚜렷하다”며 “뷰티·패션 중심의 단일 업종 밀집에서 벗어나 식음료(F&B)와 체험 요소를 포함한 포맷이 늘어나고, 단기 매출형 점포보다 콘텐츠 운영이 가능한 형태의 매장이 상대적으로 힘을 얻는 모습이 관측된다”고 했다.

그는 “즉 리테일 공간은 더는 임대의 대상이나 판매 채널에 머물지 않고, 브랜드 전략이 구현되는 ‘운영 가능한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의 리테일 전략은 ‘어디에 위치하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구현할 수 있고, 그 경험이 지속되도록 운영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상무는 건국대 부동산학 석사를 취득, 이후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컨설팅 부문에서 근무했다. 2017년부터 CBRE 코리아에서 마곡 원그로브, 여의도 TP타워, 한남 4구역 재개발 리테일 자문 등 서울 주요 랜드마크 리테일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엔 샤오미의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 오픈 등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진출과 K뷰티·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다음은 김 상무와 일문일답.

─상권 변화에 따라 리테일 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

“단순한 입지와 공실률 중심의 평가에서 벗어나, 공간이 제공할 수 있는 브랜드 경험과 운영 구조의 잠재력까지 함께 판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오피스의 부속 시설로 간주되던 아케이드가 최근에는 독립적인 콘텐츠 상권으로 재정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컨대 그랑서울은 스타필드 애비뉴를 전략적으로 이식하며 브랜드 큐레이션과 체류형 동선을 중심으로 상업 구역의 성격을 재구성했고, 원센티널 역시 공간 확장과 기획상품(MD) 조정을 통해 리테일 영역을 자산 가치의 핵심 축으로 재편했다. 이는 물리적 제약이 있는 자산도 콘텐츠 전략과 운영 설계에 따라 새롭게 정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변화는 무엇인가.

“임차 구조를 통한 안정성 확보 방식의 진화다. 최근 몇 년간 메디컬 리테일이 상층부 공실 리스크를 흡수하면서, 자산의 전 층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강남대로 등 주요 상권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이고 과거 오피스로 쓰이던 공간까지 메디컬 업종이 유입되는 등 안정적인 임차 구조를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흐름은 상업시설 내 업종 믹스를 설계할 때, 단기 유행보다 고정 수요 기반 업종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선비즈

서울 명동거리가 관광객을 비롯한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관광 수요 회복의 영향은.

“외국인 관광 수요의 회복은 단순히 유동 인구가 늘어난 수준을 넘어, 리테일 공간을 어떻게 기획하고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바꾸고 있다. 리테일 공간을 ‘어떤 경험을 남기는 곳’으로 정의하게 만드는 촉매가 되고 있는 셈이다. 촬영과 공유를 전제로 한 시각적 연출, 다국적 고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선과 안내, 콘텐츠가 순환될 수 있는 운영 시나리오까지 포함해, 공간 기획이 점점 더 ‘운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의 콘텐츠를 보고, MZ세대가 어디에서 주로 노는지를 파악한다.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기 위해 성수, 한남동, 북촌 등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MZ세대가 많이 찾고, 공항에서 접근이 편하고, 근처에 호텔이 많은 상권이 뜨고 있다. 대표적으로 홍대의 경우 외국인 수요가 관광객이라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구성하는 소비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외국인 수요의 양적 회복 자체보다, 그 수요가 요구하는 경험의 수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담아낼 수 있는지가 상권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임차인들이 매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영업이나 점포 개발 조직 중심으로 입점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마케팅·브랜드·콘텐츠 조직이 초기 단계부터 관여해 ‘이 공간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가’, ‘콘텐츠로 확장 가능한 경험을 만들 수 있는가’를 핵심 기준으로 검토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매장이 ‘운영 비용’이 아니라 ‘브랜드 자산을 만드는 투자’로 인식되는 것이다. 결국 임차인의 공간 선택은 임대료나 단기 매출 전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조선비즈

서울시 성동구 '올리브영N 성수' 매장 3층에 있는 웰니스(welness) 전문 매장 '웰니스 에딧' 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제공



─자문사로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전략 포인트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좋은 위치를 찾는 것보다 우리 브랜드가 잘 작동하는 조건을 먼저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무 자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점검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동 인구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권의 방문자 구성과 동선, 인근 브랜드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공간이 브랜드의 메시지와 경험을 구현하기에 충분히 유연한지를 함께 본다.

또 하나는 운영 관점이다. 리테일 공간은 계약 이후가 본경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개장 이후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업데이트하고, 온오프라인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하며, 매장을 성장시키는 시나리오가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결국 공간은 고정된 그릇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과 함께 계속 재설계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입지 조건과 임대차 조건만으로 의사결정을 끝내기보다는 기획과 운영까지 포함한 관점에서 판단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차기 상권은 어디인가.

“지역 고유의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기획이 결합해 대체 불가능한 서사를 만들어내는 서촌, 북촌 그리고 을지로다. 서촌과 북촌은 골목 곳곳에 숨은 독립 브랜드와 갤러리가 탄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어, 브랜드가 자신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차분하게 풀어내기에 최적의 무대를 제공한다. 또 을지로는 최근 대형 오피스 자산의 리테일 리포지셔닝 전략과 맞물려 가장 역동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상권이다. 오피스 배후 수요라는 안정성과 다양한 콘텐츠의 폭발력이 만나는 독특한 하이브리드 상권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한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정서적 유대감을 쌓고 장기적인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이러한 ‘맥락 있는 상권’들의 잠재력을 가장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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