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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10배 올리고 사망한 '시한부 여동생'…마지막 선물의 진실[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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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동백항 남매 차량 추락 사건'
40대 남성, 동거녀와 공모해 여동생 살해
친오빠 사망 '공소권 없음', 공모 동거녀 8년형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3년 3월 2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발생한 ‘동백항 살인사건’과 관련해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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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일 현장 CCTV. (사진=부산 MBC 보도 캡처)


사건은 2022년 5월 3일 오후 2시 16분께 부산 기장군 일광읍 동백항에서 발생했다. 부둣가에서 한 남매가 타고 있던 경차 한 대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그대로 바다로 추락했다.

차량에는 운전석에 여동생(당시 40세)이, 조수석에는 오빠(당시 43세)가 타고 있었다. 오빠는 사고 직후 탈출했지만 뇌종양 말기로 기대여명이 3개월에 불과했던 여동생은 숨졌다.

처음에는 신변 비관에 따른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사고 직전 여동생의 사망 보험금이 5천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오르고 수령자가 오빠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는 급반전됐다.

해경은 오빠가 사고 전 인적이 드문 동백항을 수차례 찾았고 사고 전날에도 차량을 몰고 와 예행연습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사고 현장 CCTV에는 오빠가 조수석에 있던 동생을 운전석으로 옮기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또 차량 실험 결과 조수석에서도 몸을 기울여 차량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해경은 오빠가 사고를 위장해 여동생을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한 달 뒤인 6월 3일 경남 김해의 한 농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오빠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한 번의 사고가 아니었다. 동백항 사고 약 보름 전에도 부산 강서구 둔치 인근에서 여동생이 탄 차량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는 수심이 낮아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신고자는 오빠였다. 소방대원은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라는 설명을 듣고 철수했다.

사건 발생 1년 전 남매의 아버지 역시 인적이 드문 낚시터 인근에서 차량이 강으로 추락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조명됐다.

당시 오빠는 아버지와 낚시를 하다 헤어졌다고 진술하며 실종 신고를 했고 구조대는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 운전석에서 아버지를 발견했다.

부검 결과 아버지의 몸에서는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 그러나 경찰은 사망과 직접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단순 사고로 종결했다.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 1억 7천만 원은 자녀들에게 지급됐다.

연이은 차량 추락 사고와 보험금 변경 정황이 겹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오빠의 사망으로 직접적인 형사 책임을 묻는 절차는 중단됐지만 해경은 사건 전후 자금 흐름과 차량 명의 변경, 보험금 수익자 변경 과정 등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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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3일 발생한 동백한 살인사건 인명구조 현장. (사진=뉴시스)


이 과정에서 수사망에 오른 인물이 오빠의 동거녀 A씨였다. 해경은 A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고 구속했다. 사고 차량 역시 사건 직전까지 A씨 명의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자살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A씨를 살인 사건의 공동 전범이라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살을 방조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멈추지 않고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의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바다에 빠뜨렸다”며 “범행 방법과 장소를 사전에 공모한 계획적 범행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선고 이후 A씨 측과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공판에서 A씨 측은 “타지에 사는 딸이 당시 부산으로 온다고 해서 함께 놀러 갈 장소를 찾아본 것이지 범행 장소를 물색한 것이 아니다”라며 “범행 일체를 저지른 적이 없었다”고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생명을 보험금 편취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원심의 형이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며 동거녀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과 관련해 피고인은 사건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된다”며 “계획적인 범행이지만 피고인은 시종일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원심의 형이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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